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2월 7일, 괜찮아?
dancingufo
2006. 2. 8. 04:14
난 때로, 사람들은 정말로 괜찮은 걸까- 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정말 사는 일이 그냥 그렇게 괜찮은 걸까- 라고 말이다. 죽고 싶지 않지만 사는 것도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나뿐인 걸까. 이렇게 나 자신이 신처럼 위대하게 느껴지거나, 또 때로 나 자신이 벌레처럼 징그럽게 느껴지는 것도 나뿐인 걸까. 검은 머리를 푼 귀신이 곁에 앉아있는 듯 하거나, 형체 없는 목소리가 귓속말을 해오는 듯 하지는 않는 걸까. 검은 강물 아래로 시체가 되어 떠다니고 싶지는 않을까.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을까. 좋아하는 남자의 뺨을 때리고 싶고, 모르는 남자에게 키스하고 싶지는 않은 걸까. 까마귀의 울음 소리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까. 탁자 위에 놓인 식칼이 나를 찌를 것 같은 불안함에 떨어본 적은 없을까. 제 피를 혐오하고 미워하지는 않을까. 내가 이루지 못한 채로 남겨둔 수많은 가능성 때문에 울고 싶지는 않는 걸까. 사람들은 정말로 괜찮은 걸까. 이 모든 불안함과 공포를 사람들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 걸까. 나는 이렇게 견딜 수가 없는데, 나는 이렇게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있는 걸까. 그저, 참고 견디고 혼자 우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