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3월 4일, 오늘

dancingufo 2006. 3. 5. 05:03
 
01.

스페인 태생의 작가는 어떤 글을 쓰는 것일까, 호기심을 가진다. 스페인 역사에 관해 알고 싶어하고 스페인 남자를 한 번 더 돌아보는 것과 같은 이유다. 좀 더 스페인 작가의 글을 읽어보고 싶다. 물론 최근 들어 책장에는 읽지 않은 책이 늘어나고 있지만 말이다.


02.

신청해두었던 김수영 전집이 드디어 도착했다. 손에 들면 장중한 무게감이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 포만감을 안겨준다. 겉장을 넘겨보니 작은 글씨들이 빽빽하게 지면을 채우고 있다. 아하- 웃고 싶어지는 기분. 오랜만이다. 책을 보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 이후 오랜만에 내가 독파하고 싶어진 책.


03.

후두두둑- 갑자기 떨어지는 빗방울에는 걸음이 빨라진다. 뛰다시피 들어간 극장에서는 몇 년 사이 내가 가장 심한 혹평을 쏟아부어야 했던 영화가 상영된다. 언제부턴가 상대가 운명인 체 구는 진지한 러브 스토리를 보고 있자면 자꾸 웃음이 난다. 이런 내 감수성도 문제겠지만, 사실 이 영화의 감수성도 그다지 감동받을 구석이 있는 것은 아니다.


04.

집으로 돌아와, 며칠째 보다 말다 보다 말다 했던 <1리터의 눈물>을 이어서 본다. 여유로운 토요일인 탓인가. 조금 속도가 붙는다 싶다. 물론 한계가 있는 6두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료는 최치원처럼 유난스레 뛰어난 6두품이다. 내용이 우중충해 신이 나진 않지만, 그래도 료짱을 보는 것은 즐겁다.


05.

그러니까 3월의 첫번째 주말. 이 주를 보내면 시즌이 시작한다. 개막이 다가오는 것이다. 새삼스럽게, 심장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