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5년 3월 24일, 눈부신 젊음

dancingufo 2006. 3. 25. 04:02


01.

나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진짜 자존심을 유지하는 것도 그렇다. 타인을 비웃거나 무시해선 안 된다고 나를 타이르지만, 그것도 내게는 너무 어렵다. 나 하나를 내 의지대로 살게 만드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 요즘은 자꾸 이런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더욱 나를 자주 돌아보게 된다.

내가 부족하거나 무지한 것은 답답하고 싫어도 참을 수 있다. 채워나가면 되고 배워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토록 오만하고 관대하지 못하며 허영심에 들떠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면 참을 수가 없어진다. 이런 습성들은 내가 싫어하는데도 내게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흔들리지 않고 옅어지지 않는, 굳어버린 나의 기질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싫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타인을 함부로 느끼는 것을 정당화해주지는 않는다. 시선을 조금만 더 안으로 돌려야겠다. 나의 말과 진짜 내가 일치했으면 좋겠다.


02.

그래, 김규항의 말처럼 좋은 글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좋은 음악은 슬프다. 그래서 그런 걸까. 글을 참 잘 쓰시네요, 라는 말은 이상하게 모욕처럼 느껴진다.


03.

그녀의 치열함이 부러웠고, 단호함과 결단성을 질투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스물 여덟이고, 아직 눈부실 만큼 젊다. 타인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04.

세상에는 의외로 좋은 사람도 많다. 그 믿음을 가지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