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6월 2일, 삶의 기미

dancingufo 2006. 6. 3. 03:33
 
계속해서, 선택 앞에 놓인 것이다. 누구라도 산다는 건 그런 식일 것이다. 내 의지대로- 였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휩쓸린 기억이 있다고 해도, 원하지 않는 것을 하도록 강요받은 적도 없고 원하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요당한 적도 없으니. 그것으로 괜찮다. 스물 여덟해는 고스란히 내 것으로 남았다.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느냐, 하는 것도 결국은 선택의 문제이다. 그리고 이미 내가 그 태도를 어느 정도까지는 선택했다고 믿는다. 어떻게 믿음에 흔들림이 없을 수 있겠냐고. 이렇게 의심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 선택이 달라질 리 없다. 그것을 믿고 가면 될 것 같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최소한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부터 따진다. 안정적인 길을 찾아 걷는다고 해서 미래가 보이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조금 더와 조금 덜, 의 차이라면 나는 이 불안함을 이기고 싶다. 외로워도 괜찮다. 슬프거나 조금 비참한 것도. 죽고 싶은 마음 따위, 내 심장에 좀 깃든다 해도 어떤가. 이 모든 것은, 그냥 삶의 기미로 취급하자. 나이가 들면 내 얼굴에 기미가 늘듯이, 살아가다보면 이렇게 삶의 기미도 는다. 그런 것 뿐이다. 태연하게, 평화롭게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나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하자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하자고. 그것이 최우선인 것 같다. 다른 모든 것은 그 다음 문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