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6월 5일, 이제 안녕

dancingufo 2006. 6. 6. 04:00

그냥 있어. 그 후의 시간은 늘 그랬던 것도 같아.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 그냥 있어야 했지. 울지도 않았어, 난. 노력 따위 하고 싶지 않았지. 나는 그냥 있었어. 그렇게 있다보니 시간이 흘렀고. 시간이 지난 후에 그대로의 내가, 아직도 거기 있었어. 그래서 무서웠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하지만 나 외의 모든 것은 놀랍도록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렇다면 나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남겠지. 지금의 이 시간에는 내가 없다고 생각해. 난 거기 그냥 있었으니까. 아마 알아볼 수 없을 거야. 시간이 달라졌어. 같은 시간 안에는 없게 되었지. 난 아무것도 안 해서, 우는 것도 잊는 것도 안 해서, 그냥 거기에 있었어. 그 시간에 남겨졌어.

다른 사람을 좋아해. 그렇게 하라고 말해. 아니, 그래도 된다고 말해. 할 만큼 한 거라고 말해줘. 넌 좋은 사람이니까. 이제 안녕이라고 하자. 내가 원하는 대로 그렇게 해줘. 언제나 그랬으니까. 이번에도 그렇게 해줘. 약속해. 너보다 좋은 사람 만날게. 그러니까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