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6월 7일, 절대로 안 되는 일

dancingufo 2006. 6. 8. 04:41
 
투정부리고 싶지 않은데, 투정을 부리게 돼.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가도, 금세 다시 침울해져. 물론 반쯤은 장난처럼 사랑한다는 말같은 걸 남발하고 있지만. 많이 좋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야. 나한테는 네가 최고의 선수인 것도 사실이야. 많이 특별하게 생각했고, 나에게 있어서의 대전 시티즌에는 너의 비중이 너무 컸어. 한동안은 너만 봤던 나니까. 너 때문이라면 대전조차도 원망하고 탓할 수 있었던 게 나니까.

나는 꽤나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이고, 한 번 좋아하면 마음이 잘 돌아서지지가 않아. 그러니까 자꾸 이렇게 되는 것을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싶거든. 나도 너를, 예전에는 좋았지만 이제는 남의 것이 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그게 안 된다면, 네가 있는 팀이니까 연고지 이전같은 것을 했든 말든 개의치 않겠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 중에 무엇도 못해. 난 나대로 옳고 그른 것을 가려야 했고,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너를 좋아하고 있었어. 그러니 이것이 벌써 몇번째 시즌인데 아직도 이렇게 구차하게 구는 거야. 내가 너무 구차해. 이렇게 구차하게 구는 것은 오직 나뿐인 것만 같아서 너무 화가 나. 

이제 너 없이도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너를, 우리의 너라고 부를 수 없잖아.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그것인데, 도무지 그것만은 할 수가 없게 되었잖아. 그래서 자꾸 심술이 나. 그래서 자꾸 울고 싶어져. 나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철부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너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일로 투정을 부리고 싶지 않아. 그런데 너무나 속이 상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을 못하겠어. 너를 다시, 우리의 너라고 부를 수 있는 날이. 우리의 너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날이. 과연, 다시 올까? 나에게 올까? 이렇게까지 원하는데도, 이것은 절대로 안 되는 일인 걸까. 어째서 이것만은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