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5월 14일, 당신의 Cool한 척.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5월 14일, 당신의 Cool한 척.

dancingufo 2005. 5. 14. 04:41

좋아하는데 왜 말하지 않을까. 좋아하는데 왜 다가가지 못할까.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다. Cool한 척 말한 것은 거짓말이다. 당신은 소극적인 사람이다. 당신은 분명히, 말하는 것도 다가가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내게 거짓말을 하지? 나는, 최소한,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온다. 거실 큰 창으로는 벌써부터 밝은 빛이 환하다. 맨정신으로 아침을 맞을 때면 매번 게으른 나를 탓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반성이라는 것과 거리가 먼 사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 하루도, 내 마음도, 내가 아는 당신들도, 내 주위의 것은 모두 다.

나는 웃음이 많고 말이 많다. 나는 즐거운 사람이다. 나는 유쾌한 사람이다. 그런데 왜 자꾸 울까. 그런데 왜 자꾸 이 모든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혼잣말을 할까. 솔직하게 말하자. 사실은 그냥 자신이 없는 거라고. 이 생명이 다 소진될 때까지 내가 이 모습 그대로 있을까봐 겁이 나는 거라고. 성실하지 못하고 끈기가 없으며 허영심만 가득찬 나를, 반성하지도 수정하지도 못하는 나에게, 사실은 화가 나고 견딜 수 없어지는 거라고. 내가 나를 사랑했다는 게 변명이 될까? 내가 적어도, 생을 포기하거나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았다는 게 변명이 될까?

미안하다. 너에게. 화가 난다. 나에게.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지금은 넘어가 줄 수 없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그럼 대체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고, 대충 신경질이나 내며 건너뛰어줄 수 없으니까. 나에게 화가 나는 게 싫다. 나를 늘 용서하고 이해하고 사랑해주고 싶다.




당신은 내게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하는 당신을 보면서 생각한다. 그렇구나. 당신도 인간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 꿈을 꾸고 있구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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