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5월 27일, 피곤하고 성가신 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5월 27일, 피곤하고 성가신 일

dancingufo 2005. 5. 27. 17:45

세상에는 도저히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을 내가 싫어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니까 난, 누군가를 싫어하면서 마음 불편해하고 미안해하고 내 마음의 편협함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할 수 있지만, 끊임없이 내 곁에서 도저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으로 떠들어대는 사람의 경우에는 싫어하는 것이 맞다. 그 사람이 날 좋아하든 말든, 또는 그 사람도 날 싫어하든 말든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는 날 싫어하는 것이 맞다. 마찬가지로 나도 몇몇 사람을 좋아하고, 몇몇 사람을 싫어한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 아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서 침묵한다. 나는 적당한 수준의 위선과 가식을 떨 수는 있지만, 마음이 극한으로 치닫으면 아무 것도 꾸며 말할 수 없다. 웃을 수도 없고 평화로워질 수도 없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싫어하는 내 마음을 나쁘다 하겠지만 사실 사람을 싫어할 때 괴로워지는 것은 나이다. 만나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괴롭다.

짜악. 나무가 쪼개지듯, 마음이 두 갈래로 갈린다. 평화는 깨졌다. 삶이 정지버튼에서 벗어났다는 걸 느낀다. 사람을 만나고 그래서 그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내 안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나를 위해서만 쓸 수 있는 내가, 다른 사람을 향한 감정 때문에 에너지를 분출하는 일은 쉽지 않다. 너를 좋아하든 또는 너를 싫어하든, 나에게 그 일은 똑같이 피곤하고 성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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