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6월 10일, 질투는 나의 힘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6월 10일, 질투는 나의 힘

dancingufo 2005. 6. 11. 03:29

01.

"요즘은 기분이 이상해."
"어떻게?"
"글쎄, 잘 모르겠어."
"외로운 건가?"
"그런가봐."
"심심해?"
"아니 바쁘니까 심심하진 않지만, 지겨워."


02.

나는 나를 기만하고, 나는 나를 오해한다.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이런 나에게, 그런 너에게 또한.


03.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04.

시, 의 위대함을 모르는 나. 그렇지만 몇년째 꾸준하게 나를 따라다니는 기형도의 시.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05.

승룡이가 왔다갔다는데, 나는 승룡이를 보지 못했다. 슬픈 하루거나 속상한 하루거나 허무한 하루.


06.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이런 나에게. 그런 너에게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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