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9월 6일, 용서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9월 6일, 용서

dancingufo 2005. 9. 7. 04:45

01.

수학 문제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문제는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같다, 다르다로 인식되어져야 한다. 나는 살면서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싶었던 경험 따위는 없다. 그러니까 이런 내 태도 역시 다른 사람이 갖추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나만, 내 생각 대로 살아가고 있으면 된다. 내 삶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할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의 몫이다.


02.

인생을 좀 더 오래 살았다는 이유 따위로 타인의 인생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런 것은 확실히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태도 중 하나다. 세상에는 때때로- 단 한 가지의 특징만으로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03.

가을이다. 가까이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소년의 눈동자는 진주알. 빤히 올려다보면, 다시 나를 빤히 내려다본다. 처음엔 묻는 말에 대답조차 제대로 하지 않던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어느 새 이렇게 바짝 다가와 서있구나- 싶어서 마음이 짠해진다. 아이들은 손을 내밀면 내미는 만큼 다가와 선다. 입가에 묻어났던 웃음이 느리게 얼굴로 번져간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 모습이 너무나 예뻐서 가슴에 설렌다. 문득 생각한다. 나는, 외로워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이쯤에서 생각한다. 나는, 어른들을 상대하기가 겁이 나서 아이들만 좋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04.

So sorry. 그렇지만 이것이 진짜가 아니라도, 당신은 분명히 나를 용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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