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10월 10일, 너의 별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10월 10일, 너의 별

dancingufo 2005. 10. 11. 04:58

01.

나는 있잖아. 한번쯤은, 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는 어떠니? 한번쯤은, 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내가 여전히 사는 일에 의심을 품는다는 게 싫을 때가 있어. 그래서 너는 어떤지. 너는 그런 의심 없이 잘 살고 있는지. 한번쯤은, 물어보고 싶은 거야. 니가 괜찮다고 하면 나는 어쩐지 조금은 안심이 될 것 같아.


02.

그래, 지금도 어려워.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어려워.

노력까지 해야한다는 것은 좀 우습잖아. 좀 되는 대로, 이면 안 되는 건가.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까지 해야한다는 건, 좀 쓸쓸하지 않은가. 그래서 아무런 노력도 안 해서, 너를 잃었다는 걸 내가 왜 모르겠니. 그렇지만 노력까지 해서 너를 잃지 않았다한들, 내가 행복했을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행복했을까.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지금도 없는 거야.


03.

시간처럼 사람도 흘러. 나는 강둑에 서있지. 붙잡을 수는 없어. 그러고 싶진 않아. 나는 이기적이야. 아니 나는 무력해. 마찬가지야, 너 아니라도. 그러니 누구라도 뭐 어때? 그렇지? 아니, 그건- 아니지?


04.

좋은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 하지만 그것은 너무 어려워. 너는 혈육 같은 사람이었어. 그런 너도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모든 것은 끝났던 거야. 나는 계속 이 강둑에 서있기만 할 거야.


05.

응, 그렇지만 모든 것은 이런 내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죄다 우습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내 이런 오만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말했잖아 나는 한끝 차이들 밖에 나지 않는 지구인들 따위, 별로 좋아하고 싶지 않은 거라고. 그러니까 웬만하면 너는 지구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면 좋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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