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10월 19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10월 19일,

dancingufo 2005. 10. 20. 02:38

요즘은 불을 켜둔 채 잠을 잔다. 물론 난, 불을 켜둔 채로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때문에 요즘은 늘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 않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저녁까지 꼬박 머리가 아픈 것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불을 켜둔 채 잠이 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어느 날부터 난,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어두운 곳에서 잠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나는 밝은 곳에서 잠드는 일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매일 저녁 깨닫는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어두운 곳에서 잠을 잘 수 있는 평화보다도 어두운 곳에서 잠을 잘 때 만나는 두려움을 피하는 것이 더 간절한 것이다. 생에는 이런 일들이 수없이 많다. 원하는 것은 늘 하나가 아니므로,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한다. 첫번째것만 이룰 수 있다면, 두번째와 세번째- 그리고 네번째는 포기할 수 있어야만 사람처럼 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하루하루 잊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지금은 그 망상에서 깨어나,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시간이다. 내 스물 일곱이 고통스러운 것은 내가 지금 망상에서 현실로, 자리를 옮겨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리석은 나는, 한발짝 걸음을 옮기면서 생각한다. 이런 현실에서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이런 현실에서 사는 것은 죽음과도 같은 거라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가, 사실 난 창피하다. 사는 것은 늘 그렇게 창피한 것 투성이다. 위로와 동정은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난 종종 나를 가여워하던 네 눈빛이 그리운 것이다. 고백하건대 사실은 나, 이쯤에서, 아무렇지 않은 체 하는 것에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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