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10월 23일, HAPPY DAY!!!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10월 23일, HAPPY DAY!!!

dancingufo 2005. 10. 24. 00:50

...믿을 수 없게도, 진짜 이겨버렸다. 다섯 경기 연속 한 골도 못 넣었던 그 어리버리 멍청한 바보등신들이, 아픈 다리 절뚝이면서 달리고 피가 난 이마를 동여메고도 헤딩하며 내 앞에서 무려 두 골이나 넣었다. 뒤돌아서 패스하는 것 하나 못하는 줄 알았던 구제불능 브라질 놈이 세상에서 세번째로 멋진 스트라이커가 되어 짠 하고 나타났고, 작고 비쩍 마른 데다 그저 열심히 뛰는 것 말고는 볼 만한 게 하나도 없던 서른살 미더필더가 맨유의 13번 여드름 청년보다 더 멋지고 더 훌륭한 모습으로 훨훨 날아다녔다. 그깟 다섯 경기 승리 좀 못하면 어때. 그깟 다섯 경기 골 좀 못 넣으면 어때. 인생, 참는 자에게 복이 오고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고-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 이 날의 이 기분, 꼭 기억해둘 것이다. 이 날의 이 기억, 꼭 간직해둘 것이다. 아, 젠장. 사는 건 가끔 이렇게 견딜 수 없이 멋지기도 한 거구나. 장담하건대, 오늘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축구팬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