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10월 25일, 땅끝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10월 25일, 땅끝

dancingufo 2005. 10. 26. 03:11

01.

유흥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읽고 있다. 오며 가며 지하철 안에서 읽기에 적당한 책은 아니다. 하여 자리를 잡고 집중해서 읽다보면 모른 체 해왔던 바람이 자꾸만 마음을 흔든다. 주기적인 열병처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은 한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다. 이 자리에도 오래 있지 못할 것이다. 견뎌내다간 미쳐버릴 것이다. 책을 덮고 무심히 천장을 올려다보며 생각한다. 이 해가 가기 전에 땅끝을 밟으러 가고 싶다.


02.

왜 K가 내게 그렇게 물었는지 모르겠다는 건 진심이다. K의 물음에 대한 답을 나 스스로도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는 것 역시 진심이다. 하지만, 희미하게는 알고 있다. 어슴푸레하게는 알고 있다. 단지 그 정도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것뿐이다.


03.

힘을 내야겠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낼 수 있도록, 힘을 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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