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11월 8일, 깃털처럼 가볍게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11월 8일, 깃털처럼 가볍게

dancingufo 2005. 11. 9. 01:21

01.

주먹을 쥐었다 편다. 쥐었다 펴면서 잊으면 안 돼- 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주문 같은 것이다. 난 늘 꽉 주먹을 쥐고 다니던 청년을 한 명 알고 있었고, 그 청년에게 그렇게 주먹을 쥐고 다니는 것은 버릇이냐고 물었던 여대생을 한 명 알고 있었다. 난 그 청년과 그 여대생을 모두 다 좋아했다. 주먹을 쥐었다 편다. 쥐었다 펴면서 그들을 잊으면 안 돼- 라고 나는 생각한다.


02.

그러니까 잊었다, 라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고 절대로 잊을 수 없어, 라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나는 기억에 관해서 생각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오래 생각하는 바람에 정답을 찾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03.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그동안 난, 고민하고 질투하고 의심했던가보다. 앞으로도 조금은 고민하고 질투하고 의심할 수 있겠지만 우선 순위를 정하고나니 마음은 조금 가벼워진다. 이렇게 마음이 가벼워지고 나니까 내가 조금은 착한 사람이 된 것 같다.


04.

장우혁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고 있다. 심심하게 TV앞에 앉아있다가 우연히 장우혁을 마주친 것이 9년 전이다. 나름대로 참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9년이 지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장우혁 역시 예전처럼 어여쁘고 유쾌하다. 그러니까 시간상으로는 서태지와 김은중의 사이에 있는 인물인 것이지만 장우혁은 그 중간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기보다는 내 생애 그 어떤 오빠들보다도 분에 넘치는 나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 능력이나 의지에 대해 신뢰- 란 걸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아직도 무대 위에 살아남아있다는 것이 그저 조금 신기하고 그저 조금 눈물겹다.


05.

요며칠 다시 Down. 석달 후에는 무엇을 하고, 일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오년 후에는 무엇을 하겠다는. 앞이 너무 보이지 않기 때문인 걸까. 내가 나를 포기한 채로 살고 있기 때문인 걸까.


06.

그나저나 오늘의 OTL스런 소식 한 가지. 우드게이트. 또 다시 부상으로, 또 다시 결장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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