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12월 30일, 한기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12월 30일, 한기

dancingufo 2005. 12. 31. 03:45
 

젖은 머리를 하고 방에 앉아있다. 환기나 시키자고 열어둔 창으로 찬 바람이 들어온다.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두터운 티셔츠를 하나 더 껴입어도 한기는 가시지 않는다. 이 한기처럼 불안정한 마음도 늘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아 쓸쓸해진다.

지금도 난 타인의 많은 일상들을 경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의 대화는 늘 같은 거리를 유지하는 식이다. 아무리 모가 나고 뒤틀린 나라도 글 속엔 독을 품지 말자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독이란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 채로 스며든다. 읽고 다시 읽으며 점검을 해보지만 결국은 냄새가 날 것이다. 이 불안함은, 겨울 내 곁을 떠나지 않는 한기처럼 언제나 내 주위에 머물 것이다.

잃은 것만 아니라면 좋겠다. 이 허탈함이 그저 젊음의 대가라면 좋겠다. 나는 언젠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는 젊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시간 속에서 부디 내가 잊었던 용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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