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4월 8일, Happy birthday to you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4월 8일, Happy birthday to you

dancingufo 2006. 4. 8. 03:29
 
사람들은 왜 사람들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까? 사람들은 왜 사람들을 함부로 대할까?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기가 힘들어.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렇게밖에 행동하지 못하고, 이렇게 깨달으면서도, 이렇게 여전히 달라지지 못할까. 이제는 나를 좋아하면서 지내기도 너무 힘들어.

검은 강물 안에서 죽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 넘실대는, 검은 강물을 내려다봐봐. 진주처럼 곱고 고와서, 자꾸만 눈물이 나지. 오늘은 이슬람의 여자들처럼 히잡을 두르고 있고 싶었어. 내 얼굴을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거야. 창피해서,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나에게 Y가 말했지. 왜 그래요. 왜 화가 났어? 하지만 난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어. 부끄럽다고, 어떻게 말해. 지금 당신이 내 얼굴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창피해서 견딜 수 없다고 어떻게 말해.

가끔 내 앞으로 쑥- 하고 들이밀어지는 말들이, 창창 소리를 내는 칼날 같기도 하고. 베여서 아프다고 생각했지. 모른 척 도망갈까? 그런 생각. 나를 아는 척 하는 너도 싫고, 너를 무시하지 못하는 나도 싫고 그런 거야. 누구는 내가 아직 어려서 이렇게 삶에 대해 고민한다고 말을 해. 그래서, 그래서, 나이가 더 들면 괜찮아지니?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면, 이 마음이 사라져?

당분간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갑자기 빗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창을 열었지. 어두워진 도로로 불을 켠 차들이 달리고 있었어. 그것은 휙휙거리는 차소리였지. 너무너무 마음이 시원해져서,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도 좋고, 눈을 감으니 내 머리카락이 내 볼을 마구 간지럽히는 거야. 달리는 차소리가 빗소리 같아서, 바람소리 같아서, 나는 웃었어. 미소를 싱긋.

다시 또 책을 사고 싶어졌어. 그래, 이렇게라도 살아남자고. 아무것도 못하게 될 수도 있는 거니까. 읽는 것마저 그만두면 내가 나를 미워하게 될 것 같으니까. 일년 전에 뱉은 말들이 다 거짓말이 되어버린 것을 보고, 내가 이미 기억하지 못하는 말들이 된 것을 보고. 내가 이렇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너는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어. 꿈 속에서는 누구를 만났나. 왜, 왜, 이렇게 바보같이 생각만 하는 걸까 나.

멀리 있지만, 조금 이해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친하지 않지만,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어처구니없는 바람이지.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나 이렇게 소박하기만 해. 이 도시에, 터를 잡고, 내가 살아남은 이유를 알아. 4월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더라. 기억하지 말아야 해. 그냥 다 모르고, 모르고. 이렇게 가는 거지.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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