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5월 25일, 이 쓸쓸함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5월 25일, 이 쓸쓸함

dancingufo 2006. 5. 26. 04:03
 
사람들이 다 잊는 것 같다고. 그래 난 그런 사실이 조금 억울했어. 너도 다 잊은 것 같더라고. 그래 난 그런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던 거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진실만 믿고 진실만 보고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마음은 생각과 또 달라서, 이렇게 너를 오해하는 나일까봐 진저리를 치지. 내가 본 것이 진실이 아닐까봐. 내가 죄다 잘못 보고 있는 것일까봐. 무서워. 그래서 화가 났어.

한참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네 눈빛을, 네 표정을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갑자기 아득해지는 거야. 네 세계에는 내 자리가 없잖아. 나는 네 일상이 아니잖아. 바보처럼, 진실을 봤지. 그래서 화가 났어. 기억 속에는 분명히 나를 웃게 했던 네가 있고. 난 그 때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처럼 들뜨곤 했지만. 지난 일이야. 시간이 너도 묻어버렸어.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거야. 전부 다 그래. 전부 다 그래.

사람들이 잊는데, 너도 잊는데, 나는 기억하고 있어야 해.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거야. 그 시간들은 어디로 숨겨진 것인지 찾을 수 없어. 손 안에 남겨진 것은 씁쓸함 뿐이고. 내가,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아. 또 아무렇지 않다고, 다 그냥 그런 거라고, 웃고 떠들고 지나쳐 버리겠지만. 달라지지 않을 거야. 이 씁쓸함은. 절대로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이 쓸쓸함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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