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6월 28일, 본문
스페인이 병신같은 탓이지. 누구를 탓하겠어. 그런 식으로 해서는 우승할 수 없는 거야. 그런 걸 알겠어. 참 멋진 일이구나. 라울의 생일에 이런 패배를 안기다니. 아무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월드컵이란 게 있는 거였어. 그래도 라울은 울지 않았을 테지. 멋지게 지단에게 축하 인사를 했을 거야. 차라리 잔디에 무릎 꿇고 앉아서 울기라도 해보렴. 질 팀이 졌고 이길 팀이 이겼으니, 화도 내지 말아야 하는 걸까. 그래, 프랑스는 강하다. 지단은 건재하며. 이 영웅의 마지막 월드컵은 초라하게 끝나지 않는 거야.
웃고 있구나, 지단. 당신이 영웅이라고, 누구보다도 내가 늘 그렇게 말했어. 그러니까 난 화도 안 내고 울지도 않고 당신이 웃는 걸 보기만 하지. 멋진 사람이고 좋아하고 있고 끝까지 영웅이기를 바라.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런 거 알아? 라울에게도 이 월드컵은 마지막일지 몰라. 다음 월드컵은 라울에게도 없을지 몰라. 끝끝내 여기가 끝인지도 모르는 거야. 나의 라울에게도 그래. 당신보다도 훨씬 더 소중한, 나의 라울에게도.
이 패배를 또다시 버텨내야해. 아름답던 스페인의 축구는 이제 이렇게 끔찍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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