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4.01.21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1 ~ 2005.04

2004.01.21

dancingufo 2004. 1. 21. 03:35


01.

이곳에 온 이유로 아쉬워진 것 중 한 가지는 매달 연재되던 이충걸씨의 글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른하고, 우울하며, 권태롭고, 자기 위안에 가득 찬, 이충걸의 글.


02.

어느날 문득 찾아가서 얼굴 한번 보고 싶은. 덩치크고 나이든 이 남자를 어쩐지 위로해주고 싶은.


03.

자기 위안에 찬 모든 것들이 어째서 안쓰럽고 다정하게 느껴질까.  


04.

자기변명에 능한 사람이에요- 라고 내게 말했던 네 살 연상의 친구. 난 그녀가 무척 철없고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가 나보다 네 살이나 많은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05.  

그런데 그토록 내게 칭찬만을 퍼붓고, 그토록 나를 좋아해줬던 그녀가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06.  

어디서 무얼 하며 사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비단 놓쳐버린 것을 아쉬워하는 이가 나뿐만이 아니기를.  


07.

초라하고, 작고, 보잘것 없는 것. 외면당하거나, 버려진 것. 희미해진 것.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들 때문에 자주 슬프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너의 한쪽 눈 같은 것. 청력이 약한 내 한쪽 귀같은 것.  

08.

3년 후, 6년 후, 9년 후. 그런 게 다 무어람.  


09.

페이첵은 유치하고, 라스트 사무라이는 가소롭다. 바람난 가족은 의도적이고, 도그빌은 그 이상이다. 똥개는 오버하고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지루하지 않을 뿐. 또 시작인가. 모든 영화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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