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9월 28일, 깜짝깜짝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9월 28일, 깜짝깜짝

dancingufo 2006. 9. 29. 02:23

푸석푸석, 말라있던 하늘에서 갑자기 천둥이 쳤다. 쾅쾅- 하는 소리에 놀라서 창밖을 보았지만,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조용하고 얌전할 뿐이었다. 그래서 잘못 들었나- 생각하며 보고 있던 원고로 시선을 돌리는데, 또 다시 쾅쾅- 하는 괴음이 들렸다. 이번엔 확실했다! 그래서 다시 창 밖을 보니, 더는 못 속이겠다는 듯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방울, 두 방울, 톡톡, 그리고 갑자기 주룩주룩. 그리고 다시 죽죽죽. 거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세상을 적시는 중이었다.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일분일초 마감이 급한 날이건만, 보던 원고를 덮어놓고 창가에 가 섰다. 아침이면 사무실의 온 창문을 다 열어젖히는 것은 언제나 나의 몫. 그렇게 오늘도 내가 열어젖힌 창문 사이로 빗물이 튕겨서 들어왔다. 아아- 시원해.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랄랄랄~ 거리고 싶어졌고 뱅글뱅글 사무실을 뛰어다니며 춤을 추고 싶어졌고 나와라 날개~ 하면 차락 펼쳐지는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고 싶어졌다. 죽죽죽- 내리는 빗소리에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다.

우산도 없었고, 할 일도 많았고, 그리고 배도 고팠는데, 비가 내린단 사실 하나로 그렇게 즐거워하는 기특한 나. 이런 기특한 나에게 오늘은 선물이 도착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처럼, 갑자기 내가 나에게 주기로 한 내 선물. 어여쁘고 깜찍한 나의 낭만기종이 도착했다. 어쩐지 너무너무 기분이 좋은 일이, 깜짝깜짝 일어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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