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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과천에서-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10월 24일, 과천에서-

dancingufo 2006. 10. 27. 17:31

과천에 다녀왔습니다. 미술관 옆 동물원, 에 말이에요.

진행 중이던 책이 동시다발적으로 끝나면서 요즘 사무실이 한가해졌습니다. 하지만 11월 초부터 다시 바빠질 예정이고 하여, 한가할 때 야유회나 다녀오자~! 가 된 거지요. 어디로 갈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만, 실장의 오너권한으로 과천으로 정해졌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우우우~ 거렸지만, 사실 전 좋았어요. 저는 과천의 분위기를 좋아하거든요.


단풍이 졌습니다. 올해는 가물어서 단풍이 별로 예쁘게 안 졌다고 택시 기사 아저씨도, 식당 아주머니도 아쉬워하셨지만- 제 눈엔 너무 예뻤어요. 지난번에, 계룡산으로 단풍놀이를 갔을 땐 단풍든 나무를 딱 한 그루 보고 와서 너무 아쉬웠거든요. 그 아쉬움을 과천에서 달랬어요.


소풍철이라서, 중고등학생이 정말 많았어요. 하여, 좀 시끄러웠습니다만- 저는 학생들을 재밌어 하거든요. 그래서 나름 신나는 분위기에 동참.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예뻐요.


동물원으로 올라가기 위해 코끼리 열차를 탔습니다. 걷자는 쪽도 많았는데 아무래도 어른들 모시고 가다보면 그쪽 의견을 따라야해요-_- 뭐 어른이라고 해봤자 삼십대 후반이지만,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바닥난 분들이라 걷는 건 무리.

결국 꼬끼리 열차를 탔고 가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열차가 흔들흔들거렸음에도 사진은 안 흔들렸어요! 흔들림 보정이 되는 우리 금중이 솜씨가 대단하지요?^-^ 


열차 안에 있던 아이들이 마구마구 인사하자 걸어가던 아이들이 선 채로 쳐다봅니다. 매우 부러워하던데 사실 저 열차, 800원인가 밖에 안 하거든요. 그런데 왜 안 타고 걸어갔을까요?


처음 마주친 것은 홍학. 멀리서 보고는 와와와- 하고 색깔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좀 징그러웠어요;


그래서 좀 비위가 상했는데, 곧 개나리 보고 회복! 노란색도 예쁠 수 있는 거군요. 헤헤헷~


그리고 기린. 저 위에 매달린 것 먹이인 것 같았는데 잘 안 뜯기더라구요. 계속 먹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좀 안쓰러워서 음음음. 옆에 서계시던 아주머니도 보기에 영 안쓰러웠는지, 저거 왜 안 뜯겨! 라고 소리도 지르시더라니까요.


앗- 그리고 이것은 도촬인데 말이에요... 제 앞으로 사내녀석 둘이가 아주아주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는 게 보이시나요? 정말로 제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친구들! 키차이가 엄청 나요! 하지만 것보다 더 눈에 띄는 건,


... ...손을 잡고 가고 있습니다-_- 하도 인상깊은 모습이라, 찍사의 본능으로 도촬.


이것은 코뿔소이겠죠? 그러고보니 코에 진짜 뿔이 있어요!


다시 걸어가다가, 두번째 도촬. 길이 꽤 좁았거든요? 그런데 꼭 여섯명이 저렇게 다 손을 잡고 가야하는 거였을까요?


저는 여자끼리 손잡고 다니는 걸 이해를 잘 못하는데, 어린 꼬마들이 저러고 있으니 귀엽긴 해요. 그래서 도촬.


초록. 울창한 나무를 보면 마치 여름 같았어요.


그리고 새들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철조망 안에 갇힌 게 안쓰러웠는데,


그래도 그 안의 모습을 이렇게 찍고야 마는 걸 보면, 난 어쩔 수 없이 인간인가봐요.


무슨 새인지 모르겠어요.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보고, 이름을 확인하거나 기억하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헤헤헷- 먹이를 잡아먹을 땐 입모양이 저렇게 되는 거군요! 어쩐지 신기.


아하하- 그리고 사슴. 사슴입니다! 김은중 생각나게 해서 저는 사슴이 좋아요+_+ 약하고 힘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가볍고 민첩해서 웬만하면 잡아먹히는 일이 없대요. 그러니까 김은중이에요. 김은중~


앉아있는 자태도 참 우아한 사슴들! 털빛깔도 곱지요?


가을이에요. 바닥으로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이란 걸 알려줘요. 바삭바삭거리는 낙엽들.

그리고 그 낙엽들을 밟고 지나가, 반달곰을 보러 갔습니다. 저 가슴에 난 하얀 털을 보고는 사무실 H군은, 반달이 아니라 브인데?? 라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음음음, 그래도 반달곰이 맞아요.

얼마전에 새끼반달곰이 태어났다나봐요. 아빠는 눈이 안 보이고, 엄마는 굉장히 몸이 안 좋아서 동물원 가족들이 다 긴장하고 있었다는데, 다행히도 아기는 잘 태어났대요! 서울대공원이 생긴 이래 반달곰이 태어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 곰사는 축제분위기더라구요^-^


담쟁이를 타고 올라, 그 위에도 단풍이 졌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팬더예요! 아아아~ 정말 귀엽게 잠들어있지요? 너무너무 귀여워서 카와이~ 하고 달려갔는데, 옆에 있던 중학생 아이들이 막 유리를 치고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라고 소란을 떨지 않겠어요. 그래서 버럭- 화를 내줬습니다. 조용히해줘! 니네는 잘 때 깨우면 좋니? 
그리고... 수달? 보노보노에 나오는 녀석이라고 사람들이 막 그러던데요. 보노보노가 뭔지 잘 몰라서 감을 못잡겠어요.

조금 더 걸어가자 나타난 것은 호랑이었어요. 정말이지 호랑이는 그 어떤 동물과도 다른 느낌의 동물이에요. 굉장히, 우아하고 잘생겼어요. 개인적으로는 사자가 더 좋은데 사자에게는 없는 카리스마가 호랑이에겐 있단 말이죠. 조급하게 돌아다니거나 하지 않고 천천히 걷는 자태가 보기 좋아서 한참 앞에 서있었습니다.


아, 다음에 동물로 태어나면 호랑이정도는 되어야 할까봐요. 참 멋져요.


그리고 돌아서는데, 벌써 지쳤다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만 가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만, 전 봐야할 게 있었어요. 그러니까 지난 봄, 이곳에 왔다가 한 눈에 반해버렸던 일런드 녀석이요. 그 녀석을 만나야 했기 때문에 그만 돌아가자는 의견에는 반대. 반대. 적극 반대.

그래서 결국 그럼 말만 찾아보고 돌아가자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사자도 봐야한다고 우기고 싶었지만, 그러다가는 일런드도 못보고 말 것 같아서 포기하고- 종종종 걸음으로 말을 찾으러 갔어요. 이름도 요정처럼 참 예쁜 일런드가 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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