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7년 10월 30일,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7.01 ~ 2007.12

2007년 10월 30일,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dancingufo 2007. 10. 30. 01:19

난 알아요, 와 하여가, 와 울트라매니아.

어쩐지 우울해서 이대에서 산 날개를 달고 앉아, 서태지의 옛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기분 좋은 것 다섯 가지를 떠올려보자! 생각한 후

서태지의 옛 노래와,
간밤에 터진 라울의 골과,
편의점에 파는 모카 커피.
무한도전과 유재석.
그리고 손바닥 위에 놓인 자일리톨 두 알을 떠올린다.



사랑해마지 않는 나를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 날. 이런 날이 일년 중 최악의 날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최악의 날, 날개를 달고 앉아,

서태지의 노래를 들으며, 열 세살난 여중생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역시, 이번에도 도피라는 사실이다. 우울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언제나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쉽고도 간단하게 도망가버리는 쪽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그 사람 앞에서 두근거린 건, 그 모든 행동들이 아빠 같았기 때문이다. 실은 막내딸처럼 살고 싶은 난, 누구도 쉬이 하지 않는 아빠 같은 그 행동들 때문에 결국은 마음이 약해지고 만다.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 다정하고, 나를 사랑하며, 내가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씌워주는 그런 아빠 말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