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제인 오스틴, 엠마. 본문

피도 눈물도 없이

제인 오스틴, 엠마.

dancingufo 2009. 1. 3. 00:54


엠마는 별로 사랑스러운 인물은 아니다. 아름답지만 철없는, 그럼에도 자신이 대체로 옳다고 생각하는 스물 한 살의 여자는 얼마나 매력없는지.

그럼에도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 중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이다. 보통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매우 현명하고 지혜롭다. 엘리자베스는 당돌함과 현명함을 동시에 갖췄으며, 엘리너와 앤은 지혜로움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추었다. 패니는 늘 수줍고 조심성 많은 인물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진다.

하지만 엠마는 현명하거나 지혜롭지 못하며, 뛰어난 관찰력을 지닌 나이틀리씨에게 늘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고, 자신보다 현명한 제인을 질투한다. 그렇기 때문에 엠마는 내게서 별다른 사랑을 받지 못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끔 어이없음에 웃음 짓게 하는 즐거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더불어 엠마의 장점이라면, 쉽게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며 자신이 나이틀리씨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는 점. 훌륭한 남자를 알아보았다는 점과 자신의 잘못된 행동들을 반성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엠마는 결국 가장 훌륭한 남자를 차지했으니, 사는 동안 그를 닮아 지혜로움과 현명함을 갖추게 된다면

미와 재력과 현명함을 고루고루 갖춘 훌륭한 여인이 될 것이다. 아마도 엘리자베스처럼.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스러웠던 우리의 패니처럼. 그러한 그녀의 성장을 더 지켜볼 수 없다는 건 다소간의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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