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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맨스필드 파크. 본문

피도 눈물도 없이

제인 오스틴, 맨스필드 파크.

dancingufo 2009. 1. 3. 02:38

최근 제인 오스틴의 소설 6편을 연이어 다 읽은 후의 느낌으로 말하자면, <맨스필드 파크>는 <오만과 편견>을 제외한 작품들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다. 6편의 작품들 중 가장 긴 작품이긴 하지만, 사건 사고 또한 가장 많은 작품이라 읽는 동안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패니는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성장하며, 그 성장은 매우 흐뭇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 중, 패니에게 특별한 애정을 느꼈다. 패니는 왜소하고 나약하며 가진 것도 없는 데다 자신감마저 가지기 힘든 상황에서 자랐지만, 그 상황에서 자랄 수 있는 가장 반듯한 모습으로 자랐다. 지나친 아름다움이나 지나친 현명함 대신 참거나 견디는 힘, 상황을 옳게 바라보고 제대로 판단하는 힘, 타인을 위하고 배려하는 힘으로 인해 온전하게 아름답고 갈수록 현명해지는 패니는 사랑스럽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도 아름다우며,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이나 순간의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는 결연함도 예쁘다.

나는 그토록 조용하고 연약한 패니가 어떻게 자신의 사랑을 지켜낼 것인가 하는 것이 너무나 궁금해서 어서 빨리,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 책의 다음 장을 읽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리하여 얻은 결말은 상상하던 그대로의 결말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절대로 맥빠지거나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하지는 않게끔 하는 것이 제인 오스틴의 힘이다.

누군가에게 제인 오스틴의 책을 권해준다면, 아마도 이 두 편이 될 것이다. 아름답고 훌륭한 <오만과 편견>. 그리고 사랑스러운 패니의 이야기 <맨스필드 파크>.

패니의 이야기는 정말로, 참으로, 무척이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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