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월 7일, 다시 목요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월 7일, 다시 목요일.

dancingufo 2009. 1. 8. 02:21

01.

이렇게 쉽게 들썩대는 마음이 싫다. 어째서 평화는 이토록 쉽게 깨지는 것일까.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괜찮았는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나 쉽게 괜찮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질투와 시기. 쉽게 분노에 사로잡히는 점. 그리고, 상상이 지니고 있는 무섭고도 놀라운 힘.

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실은 무어라 해도 나라는 것을 알면서.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알고, 어깨를 나란히 할 필요나 이유가 없다는 것도 알면서. 

이상하지. 마음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이렇게 들썩댄다. 전쟁같은 마음.


02.

비록,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쩌면 이토록 내내 바쁘고 정신 없을 수 있는 건가 싶지만. 그래도 투정 부리진 말자. 나에게 시간이 많았을 때도 나는 그다지 성실하거나 부지런하지 않았고, 책 읽기에 그다지 열심히지도 않았으며, 운동이나 공부로 시간을 보낸 적도 없었으니까. 

한가할 때 나는 바쁘기를 원했고, 바빠진 후에는 다시 한가해지길 원하고 있으나, 한가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 해도 난 별로 행복해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 내가 대체 어떻게 나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다는 것인지.


03.

쉽게 불행해지는 점. 절대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점.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느끼는 점. 늘 오만한 점.

꿈을 꾸면서 노력하지 않는 점. 노력하지 않으면서 꿈을 놓지도 않는 점.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비겁해지는 점.

자주 도망가는 점.


04.

잊어버리지 말자. 책을 읽을 것. 건강할 것. 나의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 것.

쓸데없이 질투하지 말 것. 

너그러워질 것.


05.

물론 난, 그렇게 형편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저 조금 덜 이상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06.

[넌 늘 인기가 많았지. 그래서 인기를 잃을까봐 무서워하는 것 아니야? 사람들은 대체로 다 널 좋아했어. 그래서 누군가가 널 좋아하지 않는 게, 두려운 건 아니야?]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아니, 난 어릴 때부터 자주 미움 받았는 걸? 누군가는 반드시 날 싫어하고 있었는 걸. 나는 자주 싸우고 자주 다투었는 걸. 난 시건방진 아이였는 걸. 난 모든 걸 다 내 멋대로 했는 걸.  

하지만 사실,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기는 싫었던 걸까. 미움 받는 이유마저 내 마음에 들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사실 많은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멋진 사람이고 싶긴 했지. 그래서 난 자꾸 거짓말을 하는 걸까. 그래서 실은 누구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순 없는 걸까.


07.

목요일이다. 아, 그렇지. 오늘은.

그리고 그 목요일 새벽이 끝이었다는게 떠올랐다. 어째서 늘 그런 식이지? 이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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