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크리스포터 히친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 본문

피도 눈물도 없이

크리스포터 히친스, 신은 위대하지 않다.

dancingufo 2009. 2. 16. 00:06

물론, 많은 말들이 옳은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그렇다 해도 위대하지 않은 것은 종교인 것 아닌가요? 그 많은 나쁘고, 더러우며, 추악한 일들을 저지른 것도 신이 아니라 신을 믿는 사람 아닌가요?

만약 신이 위대하다면 어째서 그런 나쁜 일들을 애초에 막지 못했냐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인간이 일부러 만들어낸 신 따위, 결코 위대하지 않다고 말해도 반박하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신은, 예수라거나 부처라거나 하는 그런 특정 대상이 아니라,

좀 더 조용하고 경건한,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이에요. 마치 태양이 빛나고, 별이 반짝이고,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당연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것 말입니다. 

 

또한 킹이, 마더 테레사가, 마하트마 간디가,

독실한 종교인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비난을 받는 건 어쩐지 마음이 좋지 않아요. 그들이 신을 믿었던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이 직접 행동했다는 사실이죠. 그들은 생각과 말만으로 살지 않았어요. 말은 쉽고, 생각은 수월하지만, 행동은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쉽게 킹이 나이 어린 여자들을 좋아했다고, 마더 테레사가 유명인들과 가까이 지냈다고, 간디가 인도의 발전을 오히려 방해했다고 말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들처럼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한 가지 개념을 부정하기 위해서, 다른 보조 개념들을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것은 불쾌한 일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신은 위대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신을 위한다는 이유로 나쁜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을 믿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애쓰고 자기를 희생한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의 노력까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말해버리는 것은 어쩐지 싫습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꽤 흥미롭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