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니콜 크라우스, 사랑의 역사. 본문

피도 눈물도 없이

니콜 크라우스, 사랑의 역사.

dancingufo 2009. 3. 31. 09:48


[바로 그때 그녀를 보았다. 마음이 갈 길을 일러준다고 해서 정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느냐는 건 참 기이한 일이다. 그녀는 내가 기억하던 모습과 달랐다. 그런데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두 눈은 내가 그녀를 알아볼 수 있는 수단이었다. 이렇게 천사를 보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이에 머물러 있다니!
  나는 물었다. "알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인데, 꼬마 아가씨가 어떻게 알지?]

이것은 사랑을 잃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이것은 아직 사랑이 무언지도 잘 모르는 한 소녀의 이야기. 이것은 세상의 모든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한 책의 이야기. 이것은, 참으로 잘 씌어진 가슴 짠한 이야기.

처음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1년쯤 후에 다시 읽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3개월 후에 다시 손에 든 <사랑의 역사>는. 여전히 훌륭하고 여전히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 물론, 끝을 알고 있는 이 이야기는 처음처럼 나를 놀라게 하거나 흥미진진함 속으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문장을 곱씹고 단어에 대해 생각하며 인물을 재발견하는 재미로도 충분하다. 세상엔 참 숱한 소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소설은 참으로 반짝반짝거리는,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만드는 작은 이야기. 역시 나는 소설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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