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0월 3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0월 3일,

dancingufo 2009. 10. 4. 02:26

01.

어쩐지 집에 모기가 많다. 윙윙 소리도 내지 않고 날아다니고 크기가 꽤 큰데도 아프게 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신경을 끊기엔 부쩍 그 수가 많아져서, 어딘가 모기가 들어올 구멍이 있는 건가 한참을 살폈다. 하여 현관문을 다시 닫고, 거실문을 닫고, 욕실문과 각방의 창문까지 꼭꼭 닫았건만 여전히 모기가 많다. 혹시 어떤 모기가 우리집에서 알을 까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 많은 모기가 어떻게 우리집에 존재하게 된 걸까.

02.

오후에는 친구들이랑 야구를 같이 보았는데, 초반부터 롯데는 실책을 거듭하며 어이없는 점수를 내주었다. 살림꾼의 자리가 백프로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게 결국은 이렇게 테가 난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롯데 가을 축구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안타까운 마음에, 세상에 대전팬이면서 롯데팬인 나처럼 불쌍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하고 한탄을 해보았다. 그러다 부산팬이면서 롯데팬인 사람보다야 내가 낫지 않겠냐고 생각했는데, 그런 자기 위안 따위 우습고 유치했던 거겠지. 전반전에 일찌감치 한 명 퇴장시켰으니 11대 10으로 싸웠건만, 수적 우세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경기를 보여주는 사랑스런 나의 대전. 후반전을 보면서는 설마 이대로 지기야 하겠는가 싶었는데 대전은 늘 '설마'하던 것을 현실로 만들어 놓는다. EJ언니 말대로 우리는 학습 능력이 부족한 게 틀림없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지고 지고 또 지면서도 어떻게 경기 시작 전에는 언제나 대전이 이길 거라고 믿을 수 있는 걸까.

03.

여행을 가고 싶은데 지금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매일매일 유랑 까페에 들러 이런저런 글들을 보고 있다. 다음 여행지는 (물론 내년에야 떠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야,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중간에 프랑스도 넣고 싶은데 그리할 수 있을는지.

04.

내가 합리적인지 그렇지 아니한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내 기준에서 나는 대체로 옳아,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것이고 또한 논리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05.

아,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다행히도 재미가 있다. <위대한 유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데이비드 코퍼필드> 역시 시작은 썩 흥미롭지 않아서 디킨스는 내 타입이 아닌 건가-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흥미가 좀 생겼다. 한 권으로 만들려면 못 만들 것도 없을 책을 네 권씩이나 되게끔 잘라놓은 게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여기저기 들고 다니면서 읽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이왕이면 페이퍼북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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