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0월 13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0월 13일,

dancingufo 2009. 10. 14. 02:01


좀 쉬고 났더니 일이 밀렸다. 덕분에 며칠째 일찌감치 출근해서 숨 한 번 제대로 안 쉬고 일했는데, 퇴근할 때쯤이면 여전히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래서 월요일엔 너무너무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그랬는데, 오늘은 또 그러려니 하면서 돌아왔다. 바빠서 정신이 없긴 한데 예전처럼 우울해하지 않고 그럭저럭 감당해내는 것 보면 좋은 의미로든 그렇지 않은 의미로든 나는 조금 철이 들긴 했나보다.



어제 저녁엔 컴퓨터가 또 문제를 일으켰다. 처음엔 하드 하나를 인식 못 해서 재부팅을 했더니 이번엔 부팅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괴로워하고 있자니 마침 집 앞에 온 룸메이트의 남자친구가 후다닥 급하게 해결을 해 일단 부팅은 된다만. 그래도 불안하니 다시 돌아와서 해결을 해주기 전까진 웬만하면 데스크탑 대신 넷북을 쓰고 있으라 했다. 나는, 데스크탑의 하드를 잃으면 인생을 잃는 것과 같아요- 하는 마음으로 일단은 넷북을 쓰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더는 비담을 볼 수가 없다. 이것저것 하도 다운을 받아 보는 바람에 데스크탑이 바보가 되었는데, 넷북까지 망쳐서는 안 될 노릇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틀째 비담이를 보지 못하니, 비담이가 좀 보고 싶다; 아, 그래서 화형대에 올랐던 비담이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나중에 유신랑을 위해서 비재 때 뭔가 막 속이기도 하고 그러죠? 그리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어요? 그리고 미실이 자신의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자신이 덕만이와 혼인할 뻔 했다는 걸 알고 그리고 그 다음은요? 아아, 궁금하다. 다른 건 별로 안 궁금한데 비담이가 어찌될지 그게 궁금해서 선덕여왕을 봐야겠다.

 

사실 하루키의 신작은 출간이 되자마자 모두가 동시에 읽는 듯해서 한동안 나는 읽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사지도 않고 그냥 못본 체 하던 것을 사무실의 Y가 다 읽었다며 집으로 가져가려는 것까지 외면하지는 못했다. 결국 그걸 빌려서 며칠 집에 놔두었더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다. 한 50쪽 정도까지 읽었는데 역시 하루키의 이야기답게 참 재미있고, 그리고 역시 하루키가 만들어낼 법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러니까 하루키는 나에게 압도적일 수는 없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그냥 충분히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흥미로운 정도, 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의 청춘. 아마도 바람이 분다, 공연에서 들었던 노래지. 이 노래는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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