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0월 18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0월 18일,

dancingufo 2009. 10. 19. 03:49

이제 알겠다! 그래, 말이야. 이제 알겠어. 정리를 하게 될 거라 그랬지? 난 그래서 이거랑 저거를 정리하는 건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제 알겠어. 이제 좀 감이 와. 그런 건 정리를 하고 말고 할 것도 아니었고, 그보다는 그거랑 그거지. 그러니까 그쯤은 되어야 정리라고 할 수 있는 거거든. 가끔 보면 나는 참 무뎌. 그리고 매우 예민하고 아주 소심하지만, 실은 가끔 독해. 나도 나를 잘 알아. 그때 교실 뒤에서 정민이가 소리를 쳤을 때, 그때 내가 알았어. 그 소리가 왜 그렇게 듣기가 싫고 그래서 마음이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나는 인상을 썼어. 그리고 내가 서울로 오기 전에 어째서인지 정민이는 나한테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에는 빨리 도착하게끔 하는 우표가 몇 장이나 붙어 있어서 그래서 언니가 그랬지. 얘가, 마음이 진짜 급했나보다. 그런데 그때 난 알았어.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자기가 예민한 사람들은 대체로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서는 무디게 굴지. 미련이 많고 아쉬움이 많고 그리고 후회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 나는 가장 잘 울고 가장 자주 지난 날을 생각하지. 하지만 괜찮아.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현재를 어떤 식으로 보낸다 해도, 나는 똑같이 울고 똑같이 그리워해. 그러니까 상관없어. 지금부터는 어떤 스텝으로 걸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결정하면 그뿐이야.

그때 그걸 깨달았으면서. 네가 절대로 변할 수 없다면 내가 변하면 되는 거란 걸. 정답은 이렇게나 간단한데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했을까. 마찬가지야. 만약 상대방이 절대로 변할 수 없다고 말하면 그러면 내가 변하면 되는 거야. 어차피 선택은 내 몫이거든. 받아들이는 것도, 참는 것도, 양보하거나 기다리는 것도, 화를 내는 것도, 용서하는 것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것도, 결국엔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것도 전부 다 내 선택이거든. 그러니까 내가 가장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하고 그대로 행동하면 돼. 대체 상대방의 변화 따위 무엇을 믿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지?

의미없는 대화. 그저 그런 웃음들. 깔깔깔거리면서 가는 시간. 사랑하지 않으면서 위하는 척 하는 것. 실은 그냥 혼자이기 싫었던 것뿐인지도 모르는 것. 모든 것에 의미가 있을 필요는 없지. 그러니까 생각을 하면 돼. 소원을 말하면,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질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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