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0월 26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0월 26일,

dancingufo 2009. 10. 27. 03:16

하루키는 늘 끝부분이 약하다. 일을 저질러놓고 수습을 잘못한다는느낌? 그래서 이번에도 끝이 깎아먹었다. 2/3까진 참으로 좋았는데.

지난 토요일부터는 <빌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 여행>. 몰랐는데 난 여행기를 재밌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러게, 내가 하루키의 책중에서 가장 좋아한 것도 <먼 북소리> 아니던가. 그런데 어째서 난 내가 여행기를 좋아한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거지?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 있다. '유랑'을 돌아다니다보면 세상 모든 사람이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누구는 대학을 휴학하고 1년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달짜리 세계여행을 가고 누구는 프라도에서 만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보고 감동을 받아 미술사를 배우기로 마음 먹는다. 사람들이 참 많이 떠나고 있고 그리고 여행이 모든 것을 뒤집어놓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조금조금씩은 변화하여 다시 자신의 삶을 산다. 이런 것. 이런 인생.

나는 왜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것일까. 내가 여행으로 인하여 느끼는 건 대체 뭐기에.

한글 문서를 열어놓고, 3년인가 4년 전에 생각해두었던 것들에 차근차근 살을 입히면서. 역시 난 어쩔 수 없는 거야, 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것으로 나는 독한 마음 하나 정도는 가슴에 담은 채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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