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2월 6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2월 6일,

dancingufo 2009. 12. 7. 02:48

01.

다른 팀이 챔피언이 되는 걸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럽고 또 슬픈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이번엔,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되었다. 아마도 이동국이란 존재 때문일 것이다. 팬은 아니지만, 응원하고 있다. 더욱더 많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축하한다. 6년만에 만나는 20점대 득점왕, 생애 첫 우승컵, 그리고 아마도 생애 첫 MVP. 라이언 킹이 돌아와서 참 기쁘다.


02.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난 겁도 많고 소심해서 자주 머뭇거리고 선택을 한 후에도 내 선택을 의심하곤 할 것이다. 어쩌면 후회하거나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것에 미련을 둘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또한 내몫이니까. 이제는 그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돌다리도 두들겨보면서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마 그렇게 살고 나면 나중에 나는, 나를 한심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마음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가면서 살고 싶다. 대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나 스스로 지면서 말이다.


03.

엄마가 나에게 많은 걸 바라거나 요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만약 엄마가 그랬다면, 나는 그 바람과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 살았을 것이다. 엄마가 나에게 바란 것이 나 스스로 그냥 사람답게 살아나가는 것, 부끄러운 일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런 것 정도였기 때문에 나는 '저 알아서 잘 사는 좋은 딸'의 탈을 쓰기 위해 목을 맸던 것이다. 그 정도를 해내는 동안에도 때로는 못 견디게 답답했는데, 만약 엄마가 그 이상을 원했다면 나는 정말 맞춤형 딸이 되기 위해 사는 아이가 되었을 것이다. 새삼, 엄마한테 고맙다. 그런데 이 말을 엄마한테 어떻게 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04.

제이제이제이, 라고 말하는 황찬성이란 정말. 난 정말 이 막내가 너무 예쁘다. 비록 막내는 노래도 잘하지 못하고 랩도 잘하지 못하고 춤도 그냥저냥 추지만 난 그래도 이 막내가 참 좋다. 너무 티내지 않고 딱 적당할 만큼만 하지만, 사실 정말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황찬성. 어떻게 난 처음엔 황찬성을 고작 그 정도로밖에 안 예뻐할 수 있었을까? 제이가 아니었다면 옥택연도, 김준수도, 이준호나 장우영도, 천하의 닉쿤도, 절대로 예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황찬성이라면, 아마도 황찬성이라면 난 어떻게든 예뻐하고 말았을 것. 남자 키 커봤자 어디다 쓰냐며 박재범 편을 들지만, 역시 난 키 큰 남자가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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