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12월 30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12월 30일,

dancingufo 2009. 12. 30. 10:58

집에 들어오니 SBS 가요대전이 한창이다. 애들이 나오겠거니, 하고 TV 앞에 앉았는데 이 무대에도 애들이 있고 저 무대에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찾아보니 애들이 선 무대가 자그마치 12개였다고 한다. 다 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지만 지디랑 영배는 자기들 무대만 섰을 것이다. 아이돌이 어떻게 다 같은 방향으로 나가겠냐 싶지만 그래도 씁쓸한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 무대를 12개가 아니라 22개를 오르더라도 그 무대가 멋졌다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지디와 영배가 보여준 건 또래 아이돌그룹과는 레벨이 다른 무대였다. 그애들은 무대로 자신들을 증명했다. 하지만 2PM은? 2PM은?

어느 무대도 '멋있다!'라고 감탄할 수 없었다. 나는 처음에 이 아이들의 미래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며 웃고는 했다. 하지만 라이브는 여전히 불안했고 모든 무대가 급조되었다는 것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이틀 동안 잠 한 숨도 못잘 만큼 바쁜 생활이라고 한다. 그러니 연습을 게을리한다고 어떻게 탓을 하겠냐마는, 적어도 강남 클럽에서 공연할 시간은 있고 노래 연습할 시간은 없는 거냐고 기획사를 탓하는 마음까지 감출 수는 없다.

한철 장사하고 말거야? 애들 준비 좀 시켜! 싶다가, 그래 이건 말 그대로 한철 장사인 거지- 하고 현실을 인정해 버리는 것이다. 표절 시비가 붙고 사과를 안 하고 그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기 새끼들 감싸고 돌았다는 이유로 YG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적어도 그쪽 애들을 실력이 크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런데 제왑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 애들도 1, 2년 시간이 지나면 라이브 실력이 늘고 더 멋진 자신들만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제와서 기대를 접을 수는 없지만, 미래가 밝을 거라고 믿어버릴 수도 없는 걸. 부디 알고 있길. 깨달아주길. 마냥 행복해하고 있지는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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