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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05] 수원 vs 대전, 아니야! 안 했다고! 루니는 결백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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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05] 수원 vs 대전, 아니야! 안 했다고! 루니는 결백해!

dancingufo 2010. 5. 6. 01:46

제대로 얘기하자.

고창현이 부심에게 한 행동은 '똑바로 보라'는 뜻으로 자기의 눈에 손을 가져다 댄 거야.
물론 심판의 판정에 대해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옳은 건 아니지만,
심판 역시 선수가 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하면 안 되는 거지.

부심은 고창현이 자신을 향해 '당신 돌았어'라는 뜻으로 머리에 손가락을 대고 손가락을 돌렸다면서,
주심을 향해 고창현에게 카드를 줄 것을 요구했어.

하지만 부심, 나 진짜 궁금한데 정말 고창현이 손을 돌리는 걸 봤어?
정말로 그걸 보고 주심한테 이야기한 거야?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서 그 일이 있었는데, 내 눈엔 정말 고창현이 그러지 않았거든?
그런데 어떻게 그걸 부심만 봤지?
나는 계속해서 고창현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집에 와서 그 장면을 또 찾아봤거든?
그런데 정말 고창현이 하지 않더라고!

고창현은 퇴장을 당해 나가는 순간까지 부심을 향해 계속 얘기했어.

(손을 눈에 가져다 대며) 난 당신한테 제대로 보라고 했다.

라고 말이야.
두 번째 경고는 그 사건과 관계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고창현은 계속 그 얘기를 하면서 나갔어.

나는 안 했다.
당신한테 그렇게 안 했다.

그런데 하필 그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서,
사람들은 고창현이 퇴장 당해 나가면서까지 심판에게 돌았다고 한 줄 알지만, 상황은 그게 아니야.
고창현은 억울해 한 거라고.

왜냐하면 고창현은 정말 안 했거든.
고창현은 그렇게 안 했어. 하지 않았어. 안 했기 때문에 안 했다고 하는 거야.

그래, 심판을 향해서 '똑바로 보라'는 손짓을 하는 것도 나빠.
그래서 경고를 줄 수도 있지.
하지만 하지 않은 걸 했다고 말하는 것도 똑같이 나빠.
그러니 정말 이번 경기의 부심은 자격이 없어.

심판 탓은 하지 말자고 생각해.
난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왔고 정말로 진심으로,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김대의가 얻은 PK가 헐리우드 액션처럼 보인다고 해도 그건 문제 삼지 않아.

하지만 고창현은 시도 때도 없이 심판한테 항의나 하는 선수가 아니고,
심판을 향해 돌았다고 할 만큼 무례한 선수도 아닌데,
단숨에 고창현을 그런 선수로 만들어버린 건 누구야?

그 자리에서 그 상황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죄다 고창현이 그런 행동을 해서 퇴장당한 줄 알아.

난 그게 억울해.
왜냐하면 안 했으니까.
내가 아는 한 고창현은 그렇게 행동할 선수가 아니니까.

그래, 비기고 와서 속상해.
하지만 그래도 뿌듯하고 기특해.
원정 경기였고 한 명 모자랐어.
최은성도 없었는데 페널티도 막았고 그러니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차감독은 선수 보강이 잘못되었다고 했지만 그렇다쳐도 현재 수원의 스쿼드는 대전의 스쿼드보다 훨씬 나아.
아무리 순위가 우리가 높다 해도 그래봤자 한두 계단.
객관적인 실력의 차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거니까.

그런 거니까 난 이기지 못했다고 해서 화를 내는 게 아니야.
비겼으니 됐어- 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알아.

하지만 고창현을 잃었고, 오해를 받았고, 그래서 화가 나는 거야.

김진규가 심판을 향해 돌았다고 했을 때, 난 정말 그건 틀린 행동이라고 생각했거든.
한 경기 퇴장이 아니라 더 큰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했거든.
그런데 어떻게 고창현이 그런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거야.
만약에 그런 선수라면 내가 어떻게 고창현을 좋아할 수 있겠어?

그러니까 정말, 아무리 심판이라지만 이러지는 말자.
손짓을 오해하기엔 너무 가까운 거리였어.
기분이 나쁘거나 모욕감을 느꼈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거짓을 말하면 안 되지.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심판의 권위를 인정할 수 있겠어.
살면서 심판 때문에 졌다- 라는 말 따위 한 번도 안 해본 팬마저 심판의 말이나 행동을 믿을 수 없게 된다면,
심판의 권위가 무너지는 게 선수들이나 팬들만의 탓은 아닌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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