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0년 12월 11일, 바람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0.01 ~ 2010.12

2010년 12월 11일, 바람

dancingufo 2010. 12. 12. 01:16


[시험 한 번 못 친다고 무슨 일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 뭐 무슨 일 나는 건 아니지.]
[그럼 시험 못쳐도 상관없는 것 아니에요?]
[왜 공부하기 싫니?]
[네. 꼭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럼 넌 여기 왜 다녀?]
[뭐가요?]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상관이 없으면 너 여기 왜 다니냐고? 그냥 안 다니면 되잖아,]

[너 여기, 네가 다닌다고 해서 다니는 거잖아.]
[네.]
[그건 공부를 하려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야?]
[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근데, 뭐 중학교 때 공부 어떻게 하는지 그런 거 알려준다면서요?]
[그러니까 네가 중학교 때 공부를 한 번 잘해볼 마음이 있으니까 관심을 가지는 거 아니냐고?]

[네 말이 맞아. 시험을 한 번 못 쳐도 별 일 없지. 시험 한 번 못 친다고 실력을 안 믿는 것도 아니야. 그냥 나는, 도와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거고. 너도,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기를 바라는 것뿐이야. 그냥, 노력을 다 한 다음에 결과는 운명에 맡겨도 되는 거잖아. 이래도 상관없고 저래도 상관없는 것보다는 그게 더 멋있는 태도 아니야?]

그래서 넌 더 이상 아무런 말이 없었지. 그리고 조금 이해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그리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지. 어른들은 다 똑같은 이야기만 한다는 말을 듣는 사람 말고, 열여덟살 쯤 어린 애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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