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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

2010년 독서 목록

dancingufo 2010. 12. 31. 09:12

 

<1월>


사마천-사기

할레드 호세이니-연을 쫓는 아이

이청해-막다른 골목에서 솟아오르다

조지프 오닐-네덜란드


<2월>


폴 오스터-브루클린 풍자극

폴 오스터-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아서 코난 도일-네 사람의 서명

아서 코난 도일-바스커빌 가문의 개

아서 코난 도일-공포의 계곡

EBS 지식 채널e-채널 E

아서 코난 도일-셜록 홈즈의 모험


<3월>


닉 혼비-슬램

빌 브라이슨-재밌는 세상

폴 오스터-달의 궁전

폴 오스터, 빵굽는 타자기

한비야-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1)

한비야-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2)


<4월>


카롤린 필립스-황허에 떨어진 꽃잎

로젤린느 모렐-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한비야-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3)

한비야-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4)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박완서-엄마의 말뚝

김향미․양학용-길은 사람 사이로 흐른다

구병모-위저드 베이커리

아르토 파실린나-기발한 자살 여행

닉 혼비-피버 피치


<5월>


김남희-유럽의 걷고 싶은 길

한비야-그건 바로 사랑이었네

다니엘 글라타우어-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한비야-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버트런드 러셀-행복의 정복

피에르 신부-단순한 기쁨

이시카와 다쿠지-기적의 사과

최석조-김홍도의 풍속화로 알아보는 우리 조상들의 삶

정채봉-초승달과 밤배(1)


<6월>


신경숙-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정채봉-초승달과 밤배2

빌 브라이슨-발칙한 유럽 산책

월리엄 골딩-파리 대왕

이원복-먼나라 이웃나라(이탈리아 편)

게리 폴슨-손도끼

데니스 루헤인-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폴 오스터-뉴욕 통신


<7월>


신경숙-자거라, 네 슬픔아

배재문-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가다

폴 오스터-거대한 괴물

데니스 루헤인-가라 아이야 가라上

데니스 루헤인-가라 아이야 가라下

데니스 루헤인-미스틱 리버上

데니스 루헤인-미스틱 리버下

구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토토의 눈물

멜라니 챌린-빼앗긴 내일


<8월>


제임스 엘킨스-그림과 눈물

제인 구달-희망의 밥상

장하준-나쁜 사마리아인


<9월>


도리스 레싱-황금 노트북1

정은궐-성균관 유생들의 나날1

정은궐-성균관 유생들의 나날2


<10월>


도리스 레싱-황금 노트북2

도리스 레싱-황금 노트북3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판탈레온과 특별 봉사대

레이첼 커스크-알링턴 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유병률-딜리셔스 샌드위치

 

<11월>


레이첼 커스크-어느 도시 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 생활

질 르루아-앨라배마 송

정진홍-완벽에의 충동

아가사 크리스티-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은희-하리하라의 생물학 까페


<12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올리브 키터리지

아라빈드 아디가-화이트 타이거

프랭크 매코트-안젤라의 재


 


고작 73권.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오고 이사를 하고, 그러는 동안 여름부터 독서 권수가 확 줄었다. 다시 열심히 읽도록 해야지.


올 한 해 최고의 책을 다섯 권만 뽑자면,


1. 레이첼 커스크,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2.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가 일단 압도적인 1, 2위다. 두 작품 모두 너무 멋져서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는, 완벽한 책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심심하고, 어떤 이들에게는 무미건조한 이야기일지 모르나, 나에게 이 책은 완벽한 책이다. 이 책 속에는 꿈이 있고, 하지만 현실이 있고, 비극은 없지만 불안과 권태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 꿈꾸던 자신과 실제의 자신이 조금도 닮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허무. 비참해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조급하게 내몰아야 하는 데서 오는 불안.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느낀 여자와, 그 여자를 부러워하던 여자가 결국은 같은 마을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 현실.


이 책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책이고 그리고 내 안의 뭔가를 바꾸는 책이다. 정말이지 굉장히 멋졌다.


<올리브 키터리지> 또한 마찬가지다. 담담한 말투로 일상을 이야기하는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이 뛰고, 어느 순간 울컥하고, 어느 순간 웃음이 나고, 어느 순간 울고 싶어진다. 이 두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타입’의 책들이고 어쩌면 나는 이런 책들을 만나기 위해서 독서란 것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3. 폴 오스터, 브루클린 풍자극


세 번째로 꼽은 책은 <브루클린 풍자극>. 이 책을 통해서 나는 폴 오스터를 다시 만났다. 그 전까지는 폴 오스터는 그냥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 책을 통해서 폴 오스터가 얼마나 재기발랄한 작가인지 새삼 알게 되었고, 덕분에 <빵 굽는 타자기>라든가 <달의 궁전>, <거대한 괴물>,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등을 모두 다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브루클린 풍자극>에게 3위의 영광을.


4.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네 번째는 <그건 사랑이었네>이다. 사실 이 책은 그냥 수필이다. 괜찮은 작가가 쓴 괜찮은 정도의 수필. 그래서 크게 특별날 게 없고, 한비야의 책들 중에서도 베스트로 꼽긴 뭣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에게 감흥을 준다. 그것은 내가 한비야의 ‘태도’를 닮고 싶어하는 데 기인한다. 그러므로 한비야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건 사랑이었네>를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라든가 ‘심장이 뛰는 일을 해야해.’라는 한비야의 말들에 동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5. 닉 혼비, 슬램


그리고 마지막은 <슬램>이다. 내가 어떤 책들을 좋아하고, 또 어떤 작가들을 특별히 편애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나의 4위와 5위에 왜 이런 책들이 올라와 있는지 이해할 것이다. 누군가의 기준에서는 더 괜찮은, 더 멋진,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책들도 많이 있겠지만 나에게 닉 혼비는 특별한 작가이다. 그러므로 닉 혼비의 책 또한 언제나 특별하다. 하지만 진심으로, 이 책이 순위권 안에 든 것은 저자가 닉 혼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순전히 작가의 이름 때문이었다면 <슬램>이 아니라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가 순위권에 들었을 것이다.) <슬램>은 괜찮은 소설이다. 그 동안 닉 혼비를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슬램>을 통해 이 작가가 이번에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작품을 써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 신경숙과 닉 혼비와 한비야의 신작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사기2>와 <율리시스>를 읽다 만 것은 후회되는 일 중 하나. 그래서 이 책들은 2011년에 반드시 읽어야 할 목록에 올려두기로 했다. 늘 그러듯 주로 소설을 읽고 있는데, 그래서 올해는 좀 다양한 장르를 읽기로 결심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소설에 대한 내 애정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이토록, 반짝거리는 소설들이 많아서 나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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