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1년 7월 15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1.01 ~ 2011.12

2011년 7월 15일,

dancingufo 2011. 7. 16. 01:42

내일은 비가 올 거야. 난 사실은 탄천에 가기 싫어. 일 끝나면 집에 와서 무한도전이나 봤으면 좋겠어. 그런데도 나는 탄천에 가게 될 거야. 습관인지, 의무감인지, 그건 잘 모르겠어. 그냥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나는 생각대로 움직이겠지. 

회사에서 탄천으로 가려면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고, 탄천에서 집으로 오려면 지하철을 네 번이나 갈아타야 해. 아무리 편한 신발을 신고 나가도 난 녹초가 되어서 돌아오겠지. 생각만 해도 귀찮고 피곤해. 난 이제 축구 같은 것, 별로 재밌지도 않은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난 내일 탄천에 가게 될 거야.

그러니까 샤프, 내일도 내 앞에서 골을 넣어줘. 있잖아. K리그에서 100골 50도움을 달성한 사람은 딱 한 명뿐이래. 그러니까 샤프가 100골 50도움을 달성하면, 그건 역대 K리거 중에 두 번째라는 거야. 그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조금 나아졌어. 그리고 그런 기록들을 지켜보기 위해서라면, 귀찮고 피곤하고 가기 싫어도 탄천에 갈 수 있을 것 같아. 

이런저런 기록들, 실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 어쩌면 본인도 모르고 지나갈 수 있겠지. 100골을 넣었을 때도 몰랐다면서. 하지만 난 그 골이 들어가는 그 순간 알았거든. 그래서 너무너무 기뻤거든. 

그러니까 내일도 골을 넣고 도움도 기록하고 그렇게 해줘. 처음 K리그를 보기 시작할 때, 나는 김은중이 한 눈에 들어와서, 골대 앞을 누비는 그 모습을, 아쉬워하고 조마조마해하면서 지켜봤거든.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어떤 결과를 맺는지 지켜보고 있고, 사실 나는 지쳤지만, 마음도 아팠지만, 허탈하고 허무했지만, 그래도 지켜봐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나가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이번에도 김은중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 위기도 잘 이겨낼 수 있을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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