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1년 8월 2일, 빛나는 청이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1.01 ~ 2011.12

2011년 8월 2일, 빛나는 청이

dancingufo 2011. 8. 3. 01:21



보고 또 봐도, 청이의 만루포는 소름 돋는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청이 조금 아껴요. 사실 전혀 기대 안 했는데 그 순간에 만루 홈런 날려줘서 어찌나 고맙던지. 두 팔 번쩍 들 때에, 난 청이 등에 날개 돋는 줄 알았지 뭐니. 수고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청아. 물론 난 네가 조금만 더 빨리 만루포를 날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한다만, 그게 어디 네 탓이겠니. 한 경기에 볼넷을 여섯 개나 내주면서 이닝마다 타자들 모아놓고 사람 한숨 나오게 만든 고퐁퐁 탓이지.




그러니까 고원준. 투수가 일단 공을 잘 던져야 귀여운 것도 귀여운 거고 이쁜 것도 이쁜 거지. 공을 그딴 식으로 던지는데 무슨 수로 귀엽고 무슨 수로 이쁘겠어.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 마음에 들어한 거지, 귀염성 있게 생겼다고 좋았던 게 아니야. 사실 미모로 승부를 보려면 네 미모는 미모축에도 못 낀다. 오늘 실점은 다 네가 한 거니, 예전처럼 불펜 탓을 할 것도 아니고, 한화애들이 3루에서 아웃 당하고 그러지 않았다면 넌 실점을 더 했을지도 몰라. 두산전 장민지랑 비교를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웃기지 말라 그래. 장민지는 초반에 4실점을 했다지만 그 이후로 컨트롤이 제대로 됐거든. 그런데 고원준은 오늘 마음에 드는 이닝이 하나도 없었단 말이다.

언제까지고 혹사니, 불펜이 날려먹은 승리니 그런 거 이야기하면서 감싸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 그냥 오늘은 못했지만 다음 경기는 잘했으면 좋겠다. 엄청 마음에 안 드는 경기이긴 했는데, 그 와중에도 내가 좋았던 게 한 가지 있거든. 계속해서 위기가 닥치는데도 고원준 표정이 내내 똑같았다는 것. 계속 자기가 던질 공을 던졌다는 것. 처음부터 제구가 안 돼서 난감했을 텐데,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이닝을 끌어가는 거 보니 한편 짜증나면서도 한편 안쓰럽고 한편 기특했어. 그 모습을 보면서 난 내가 선수를 제대로 봤다고 생각했거든. 이래뵈도 내가 선수 보는 눈은 좀 있다. 그러니까 고원준은 분명히 잘할 거야. 그래, 잘할 거야. 그렇지? 오늘은 뭐가 문제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다음 경기에선 꼭 5승하자.




오늘도 준우, 너무 잘했고 아닮탑닮 탑 닮은 아섭, 요즘 정말 므찌다. 대호는 점점 살아나서 참 다행인데, 풍기는 오늘 어째 그러냐. 내가 좋아하는 애들 둘이 같이 아주 땅을 파서, 난 그냥 한숨만 나오는 거다. 그래도 내일은 장민지 출동이니 좀 살아나겠지? 날도 덥고 하니까, 풍기가 제일 고생이 많다만, 그래도 힘내줘. 우리는 모두 다 풍기를 아끼잖니.




아, 그리고 문리바. 아프지 말아요. 손톱에 피나던데, 진심 '호'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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