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1년 12월 27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1.01 ~ 2011.12

2011년 12월 27일,

dancingufo 2011. 12. 28. 00:17

01.

<나는 꼼수다>를, 이렇게 한 번도 안 웃으며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봉도사 깔때기도 여전하고, 그런 봉도사를 투닥투닥 구박하는 우리 기자님도 여전하고, '쫄지마, 씨바!'하고 외치는 김총수도 여전한데, 그런데 어쩐지 통 웃음이 나지 않는다. 뭐, 정치적인 의도니 어떠니 그런 것 다 떠나서. 정봉주를 구속시킨 것이 실수니 어쩌니 하는 것도 다 떠나서. 그냥, 한 사람으로서 정말로 감옥엔 가기 싫었을 거 아니냐는 말이다. 진실을 가둘 수 없다, 나는 안에서 싸우겠다, 뭐 그리 말을 해도 봉도사는 정말 감옥에 가기 싫었을 거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가는 거고. 그러니까 난 좀 슬프다. 이 추운 날, 나이 오십도 넘은 그 남자를 꼭 감옥에 쳐넣어야만 속이 풀리는 한심한 인간들 때문에, 결국 난 좀 슬퍼지고 말았다.


02.

내 질문에, 비야 언니는 눈시울이 빨개졌고 그래서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났다. 순간 울컥, 하고 눈물이 나는 그 마음을 나는 정말 잘 안다. 왜냐하면 나도 늘 그러니까. 사실 대답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 대충 알고 있었고, 사실 어떤 대답을 한다 한들 나는 결국 내가 하려고 했던 대로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울어줘서 고맙다. 그것으로 나는, 한 3년쯤 다시 걸어갈 힘이 생긴 것 같다.


03.

배가 앞으로 나가면, 파문이 인다. 작은 배가 나가면 작은 파문이 일고, 큰 배가 나가면 큰 파문이 인다. 파문이 이는 것이 무서우면,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된다.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파문은 일지 않는다. 어쨌든 내가 원한 건 그런 건 아니지 않는가.

 
04.

올해는 어쩐지 통 연말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너를 만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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