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2년 1월 6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2.01 ~ 2012.12

2012년 1월 6일,

dancingufo 2012. 1. 6. 23:51

아주 오랜만에, 가위에 눌렸다. 웅크리고 자는 내 등 뒤에서, 그 여자가 촤락촤락 종이를 넘겼다. 방금까지 꿈에, 그 여자가 나왔다는 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꿈은 순식간에 가위로 변했다.
 
나는, 무서워서 '엄마'라고 불렀다. 그러자 그 여자가'응'하고 대답했다. 나는 속으로, 네가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말은 입밖으로 나와주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엄마'라고 불렀고, 이렇게 잠들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끙끙대다가,

잠에서 깼다.

가위의 가장 무서운 점은, 깨어나기 힘들다는 것보다도 그렇게 어렵게 깼는데도 불구하고 금세 다시 잠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축축 잠속으로 늘어지는 몸은 깨어나길 거부하고 그대로 다시 잠들려고 한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겨우 일어나 앉은 나는, 방의 불을 켜고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웅크리고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그렇게 앉아 있자니 문득 파마머리를 하고 있는 엄마가 생각이 났고, 그리워졌고, 결국엔 외로워지고 말았다.

엄마. 

오늘은 가위 때문에, 조금 외로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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