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2년 6월 30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2.01 ~ 2012.12

2012년 6월 30일,

dancingufo 2012. 6. 30. 00:40

 

늘, 스페인을 응원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난, 라울 대신 7번을 달고 뛰는 비야가 미웠다. 그리고, 하필이면 라울이 대표팀을 떠난 후, 월드컵과 유로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도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물론 그렇다 해도, 그 어떤 나라들보다 스페인에 깊은 애정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니까 만약, 호날두가 아니었다면, 아무리 밉고 원망스러웠더라도 나는 스페인의 우승을 바랐을 것이다.

 

또는,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포르투갈을 응원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호날두의 영광이나 기쁨을 생각하며,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포르투갈이 우승하기를 바라는 나를 보고 스스로도 조금 놀란다.

 

이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나는 예전에, 호날두 만큼 주는 것 없이 미운 선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왜 호날두를 못마땅히 여기냐고 물어보면, 일단 호날두는 생긴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피치 위에 서서, 공을 앞에 두고, 그 공과 자신의 거리를 재며, 다섯 걸음 뒤로 물러서는 호날두의 모습은 얼마나 낭만적인지.

 

그 공을 내려보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슬쩍 뒤로 넘겨내는 모습은 얼마나 훌륭한지.

 

 

 

 

 

호날두가 우승하지 못해서 속상하다. 외질이 결승전에 가지 못한 것도 아쉽다. 하지만 결국 이리 되어버렸으니 이젠 스페인을 응원해야지.

 

하지만 어쨌든 이로써 확실해진 것은, 현재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라모스나 까시야스가 아니라 호날두라는 사실이다.

 

어서, 다시 가을이 와서 호날두의 축구를 보았으면 좋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