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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5일,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2.01 ~ 2012.12

2012년 12월 5일,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dancingufo 2012. 12. 5. 20:32

 

 

 

01.

 

통진당 사태는, 분명히 나를 절망케 한 구석이 있다. 결국 유시민이 이런 모습으로 머무르는 게, 나는 마음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이정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이정희가, 도를 넘어섰다고 말하지만, 그래서 그 자리에 이정희가 없었다면 제대로 된 토론이 되었을까. 좀 더 평화로운 토론은 되었을지 모르지만, 사실 이정희가 말한 것이 진실 아닌가.

 

내 마음 속에도, 이정희가 했던 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유신의 퍼스트레이디였던 네가, 평생 노동이란 건 단 한 번도 해보지 않고, 뺏거나 얻은 장물로 호의호식하면서 살았던 네가, 어떻게 다른 이의 부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쇄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야기한단 말인가.

 

그런 말들이 내 마음 속에 있는데, 왜 이정희가 그 말을 방송에서 하면 안 된다는 걸까.  

 

 

02.

 

어떤 식으로도, 이정희가 다시 진보의 희망을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이정희는 스스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나는, 이정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정말로 모르겠다.

 

 

 

03.

 

박근혜 때문에,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하라고 다그치고, 박근혜를 찍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 끝에 언성을 높이는 나에게, 언니가 물었다.

 

"그래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달라져?"

 

그 순진한 물음 때문에 나는 조금 웃는다.

 

"문재인이 아니라 그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세상은 갑자기 안 달라져."

 

그럼에도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건, 문재인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공통된 특성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똑같지는 않듯 정치인에게도 공통된 특성은 있겠지만, 모든 정치인이 다 똑같지 않다. 노무현은 박정희와 달랐다. 노무현은 전두환과도 김영삼과도 정말 달랐다. 그런 것처럼 문재인은 이명박과 다르고 박근혜와도 다르다.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고, 문재인이 유능한 대통령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믿을만한 삶을 살아왔다고 믿으므로, 문재인을 지지한다.

 

 

04.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내 삶은 똑같다고 말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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