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대전, '날개 달고 Agian 2003' 본문

Before sunrise/달콤한 수다

대전, '날개 달고 Agian 2003'

dancingufo 2013. 6. 17. 12:04



지난 시즌 대전 시티즌은 전기 리그에서 3위, 컵대회에서 4위라는 비교적 훌륭한 성적을 내고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컵대회가 끝날 무렵 이관우의 이적이 선수단의 분위기를 흔들었고, 후기 리그가 시작될 무렵에는 주전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지는 타격을 입었다. 전기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배기종과 김용태가 후기 리그 때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것 역시 대전 시티즌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대전 시티즌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2006 시즌을 쓸쓸하게 마감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아픔이 이번 시즌에도 반복되리란 법은 없다. 비록 이관우와 배기종이라는 두 스타 선수를 잃었지만 대전 시티즌을 지탱하고 있는 최은성, 주승진, 강정훈과 같은 노장 선수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또한 13명이나 되는 사상 최대의 젊은 피를 수혈한 것이 대전 시티즌의 고질병이었던 ‘후반 체력 저하’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잊혔던 축구 천재 고종수의 입단 역시 대전 시티즌에게는 무서운 힘이 되어줄 수 있다. 




4-3-3으로 복귀, 03년의 돌풍을 재현한다

 

지난 3시즌 동안 3-5-2 포메이션으로 팀을 꾸려 나가던 최윤겸 감독은 올 시즌 포백 라인을 가동하며 공격 축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전에 처음 부임했던 03시즌, 포백 체제를 도입하여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인 바 있는 최윤겸 감독은 올 시즌 다시 4-3-3 포메이션으로 복귀하며 03 시즌의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다짐이다.   




빛나는 날개를 달다

 

이러한 4-3-3 포메이션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공수 양면에 능한 윙백이 필요하다.  


대전의 왼쪽은 2003년 주승진이 입단한 이후, 별다른 문제를 드러낸 적이 없는 자리다. 주승진은 간혹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겪긴 했지만, 지난 시즌 완벽에 가까운 컨디션을 보여주며 자신이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그리고 전지훈련지에서 펼쳐졌던 세 번의 체력 테스트를 유일하게 모두 다 완주해내며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올 시즌, 성남에서 데려 온 임충현을 백업 자원으로 갖춰 올 해 역시 이 자리는 대전의 가장 든든한 자리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장철우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여 지난 시즌 내내 대전의 골칫거리가 되었던 오른쪽 역시 이번 시즌에는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강정훈이 오른쪽 윙백이라는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고 있으며,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창수의 성장세 역시 눈부시기 때문이다.




강팀의 기본 '안정된 수비'

 

하지만 이렇게 윙백 자원만을 제대로 갖췄다고 해서 성공적으로 포백을 가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날개가 뒤를 걱정하지 않고 공격에 가담하려면 안정된 능력을 갖춘 센터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전 시티즌은 그 어떤 자원보다도 풍부한 센터백 자원을 갖추고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수비를 펼치는 최윤열을 비롯, 대인 마크에 능한 장현규,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세인, 수원 삼성에서 이적해 온 조재민, 몸을 사리지 않고 상대팀의 공격수들을 막아내는 최거룩, 올 시즌 새롭게 대전에 입단한 김형일 등이 센터백의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전지훈련 기간 동안 포백 체제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면, 올 시즌 대전은 또 한 번 짠물 수비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대전의 약점이 될 '공격의 실마리'


이렇게 비교적 안정된 수비진을 갖춘 데 비해 중원은 아직까지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민영기가 수비형 미드필더의 자리를 차지할 것을 예상할 수 있을 뿐, 나머지 두 자리는 아직까지도 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영기는 지난 시즌 대전의 수비진을 선두 지휘했던 선수지만, 이번 시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전환한다. 빠른 판단력, 안정된 플레이, 상대 공격의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 등 수비형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능력을 두루 갖춘 만큼 민영기의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적응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임영주와 이성운 등이 든든한 백업 자원이 되어준다면 이 자리 역시 대전 시티즌이 한 시즌을 치러내는 동안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에는 아직까지도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용태와 고종수라는 실력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긴 하지만, 이들이 지난 시즌까지 대전에서 활약했던 이관우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김용태는 지난 시즌 대전에 입단한 후, 순간 스피드가 빠르고 볼 컨트롤이 뛰어나 최윤겸 감독으로부터 ‘제2의 이관우’가 될 것이라는 평을 얻었다. 체력 테스트에서는 주승진과 1, 2위를 다툴 만큼 뛰어난 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몸싸움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컨디션이 한 번 난조를 보이면 쉽게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한다는 단점 역시 지니고 있다. 지난 시즌, 후기리그 때 쉽게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여 출장 시간이 턱없이 적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까지 김용태에게 이 팀의 공격을 완전하게 믿고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고종수 역시 아직은 ‘가능성’에 대해서밖에 거론할 수 없는 자원이다. 경기를 뛰지 못했던 시간은 1년 6개월이라지만, 사실 고종수가 예전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그보다 더 오래 되었다. 또한 고종수는 수원과 전남에서 한 차례씩 재기에 실패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불안 요소이다. 전성기 때의 실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이관우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겠지만, 고종수로부터 그러한 능력을 보기 위해서는 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승부를 결정짓는 'Goal'

 

대전 시티즌의 풀어야 할 숙제는 비단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만은 아니다. 안정적인 수비와 윙백들의 활발한 공격 가담, 위력적인 중원 장악은 모두 승리의 열쇠가 될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골을 넣을 선수가 없다면 그 열쇠들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에는 ‘골을 넣어야 할 때 넣어줄 선수’가 부족하다. 지난 시즌 성공적으로 K리그에 데뷔한 데닐손이 있긴 하지만, 데닐손 한 명으로 한 시즌을 버텨낸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공격수들이 차지할 세 자리 중 두 자리는 아마도 외국인 선수의 몫이 될 것이며, 그들은 바로 데닐손과 타이슨이다. 타이슨은 올 시즌 대전에 입단한 선수로서 전지훈련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리며 벌써부터 대전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그런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은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지난 시즌, 대전에 입단한 이래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 주었던 정성훈과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우승제, 올 시즌 대전 시티즌에 새로 입단한 박주현 등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성훈이 지난 시즌 보여주었던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우승제가 좀 더 공격수의 역할에 적응한다면, 박주현이 또 한 번 대전에게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선수가 되어준다면 대전의 공격진도 그리 허약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데닐손 외에 눈에 띄는 공격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공격수의 부재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부재와 함께 올 시즌 대전 시티즌의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이다.




젊은 수문장들의 성장이 필요한 때

 

창단 이래 ‘10년을 하루 같이’ 대전의 골문을 지켜냈던 최은성이 올 해 역시 대전의 든든한 수문장으로 나설 것이다. 1971년생으로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나이지만 최은성은 여전히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수문장이다. 


그렇지만 최은성 역시 1~2년 후에는 은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걸 감안할 때, 올 해야말로 유재훈이나 양동원의 성장이 필요한 때이다. 이번 시즌은 최은성의 능력을 두 젊은 선수가 보고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와도 같은 만큼, 유재훈과 양동원의 실전 경험 또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팬들의 힘으로, 다시 달리는 '대전'


이렇게 대전 시티즌을 수비, 미드필더, 공격, 골키퍼 부문으로 나누어 그들의 2007 시즌을 예상해 보았다. 수비력에 비해 다소 약해 보이는 공격력이 가장 큰 문제점이며, 얇은 선수층 또한 시즌 중에 종종 대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전은 자신들을 향한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힘입어 언제나 가진 것 이상의 전력을 보여 주었던 팀이며, 올 시즌에도 그러한 자신들만의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싶을 것이다. 


2007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달리고 있는 대전 시티즌이 지난 시즌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