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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제로/07season

다사다난했던 상반기

dancingufo 2007. 7. 1. 12:20



 

01.

 

3월 4일, 수원 vs 대전 : 2-1

3월 11일, 대전 vs 울산 : 1-3 

3월 17일, 수원 vs 부산 : 1-0

3월 18일, GS vs SK : 1-0

4월 1일, 대전 vs 경남 : 0-0

4월 7일, 대전 vs 인천 : 2-3

4월 8일, GS vs 수원 : 0-1

4월 14일, 수원 vs 대구 : 1-1

4월 15일, 전북 vs 대전 : 0-2

4월 22일, 대전 vs 부산 : 2-2

4월 29일, 성남 vs 대전 : 0-0

5월 5일, 대전 vs GS : 0-0

5월 12일, GS vs 전북 : 1-1

5월 19일, 대전 vs 전남 : 1-1

5월 26일, GS vs 성남 : 0-0

5월 27일, 대전 vs SK : 1-0

6월 16일, 수원 vs 경남 : 5-3

 

대전이 상반기에 거둔 2승을 모두 보았습니다. 하여 전 대전에게 행운의 여신입니다!

...라고 하기엔 수원의 경기를 총 다섯번 보았는데 그 경기들에서 수원이 거둔 성적은 4승 1무입니다...

어쩌면 전 수원에게 진짜 행운의 여신인지도 몰라요;

 

 

02.

 

6월 16일 13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2007 K리그는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이제 상반기는 모두 끝났고 여름 오프 시즌이 끝나는 8월부터 하반기 경기가 시작됩니다. 총 13라운드로 이루어졌던 상반기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 걸쳐 경기가 펼쳐진 날이 많아 제가 경기장을 찾은 횟수는 위에 적어 놓은 대로 열 일곱번입니다. (여기에 컵대회 10번+플레이오프 3번+2군 경기 2번+대표팀 경기 1번하면 총 33번 경기장을 찾은 셈이 되는군요. 시즌 시작할 때 올해는 딱 40번만 넘겨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이대로라면 무난히 목표치를 넘고도 남겠습니다.)

 

 

03.

 

상반기는 대전팬인 저에겐,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기간입니다. 3월부터 4월 15일까지는 첫승을 올리지 못해서 계속 조마조마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월말에는 수뇌부에서 문제가 일어 꽤나 속앓이를 해야 했죠. 다행히 수뇌부의 문제는 대충 해결되는 듯했고, 4월 15일 전북전을 기점으로 하여 첫승도 하고 백승도 올리고 열 경기쯤 무패 행진도 벌이고 그러했기에 당시 한 시름 놓았던 게 생각납니다. 무승부 경기가 많았다는 게 흠이긴 했지만 그래도 시즌 초반에 괴로웠던 것에 비하면 팀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차라리 그 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넘어가는 쪽이 나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절대로 가시면 안 된다고 감독님을 붙잡았던 것도 이제는 후회해요. 스스로 사표 내셨을 때 그냥 보내드리는 쪽이 더 보기에 좋았을 듯도 합니다. 괜히 감독님 마음 고생만 더 시켜드렸습니다. 전할 길이 없지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04.

 

어쨌건 전 상반기 동안 대전이 이긴 경기는 다 봤습니다! 딱 두 번 이기긴 했습니다만 뭐 어쨌건, 컵대회에서도 FA컵에서도 이긴 경기는 안 놓치고 봤으니 나름 행운의 여신이에요.

 

하지만, 사실 것보다도 수원 경기를 총 다섯번 보았는데 그동안 수원이 한 번도 안 졌다는 게 더 눈에 띕니다. 그래서 수원 승리의 여신, 쪽에 좀 더 가까워지고 있는 바람에... 대전과 수원이 경기를 하면 경기장 밖으로 쫓겨 나가게 생겼어요;

 

 

05.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를 꼽으라면 4월 1일에 펼쳐졌던 경남전입니다. 팀이 한참 어지러운 상황에서 펼쳐졌던 경긴데, 이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은 모두 머리를 짧게 깎고 나와 엄청난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완벽하게 상대를 밀어붙이고도 0-0으로 경기가 끝났던 것이 못내 아쉬웠지요. 하지만 이 경기 이후, 감독님께서 팀에 계속 남아주실 것이 결정되었기에 조금은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전 경기가 아닌 경기 중에서 기억에 남아있는 경기를 꼽자면 역시 4월 8일에 벌어졌던 GS와 수원의 경기입니다. 골은 한 골밖에 터지지 않았습니다만 3연패의 늪에 빠졌던 수원이 승리에 대한 엄청난 집념을 보여 주었기에 무척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졌죠.

 

 

06.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은 4월 15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터졌던 데닐손의 두번째 골입니다. 후반 종반에 선취골을 넣고도 막판에 한 골을 허락하여 또 무승부 경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던 순간. 데닐손은 완벽한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면서 우리에게 곧 첫승을 맞이하게 될 거란 확신을 안겨 주었습니다. 실제로 그 경기에서 우리는 전북에게 2-0의 완승을 거두었고, 하여 시즌 무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그 외에 기억에 남는 골을 하나 더 들자면, 마지막 13라운드 때 터졌던 이관우의 동점골입니다. 이관우는 경남에게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벼락 같은 중거리포를 터트려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사실 이관우가 대전을 떠난 후, 저는 본의 아니게 수원의 경기를 꽤 보고 있는데도 이관우는 단 한 번도 제 앞에서 골을 넣은 적이 없기에, 뭔가 대전팬인 나에 대한 예의가 지켜지고 있는 걸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전, 뭐라고 트집 잡을 것도 없는 이관우의 완벽한 골을 봐버렸기에

 

더 이상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 따윈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07.

 

수원과 울산에게 진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4월 1일 경남전이나 4월 29일 성남전은 잡을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승점 1점 밖에 올리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저 두 경기만 잡아줬더라도 하반기가 좀 더 수월할 텐데 말이죠.

 

어떤 분이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하시게 될지 알 수 없으나, 당장 팀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는 것만으로도 벅찰 것입니다. 선수들은 선수들 대로 생각이 많을 테고, 팬들은 팬들 대로 기력을 잃은 상태니까요. 일이 이렇게까지 된 지금, 전 달리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성적에 대한 욕심도 없고, 좋은 선수에 대한 욕심도 없어요. 딱히 어떤 분이 우리 팀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없고, 어떤 사람은 죽어도 안 된다는 생각 또한 없습니다. 그저, 팀이, 이렇게 부서질 것 마냥 삐걱거리지 않아서 우리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08.

 

어쨌든, 어떻게든 시간은 가서, 올 시즌도 절반이 지났네요. 너무나도 다사다난했던 상반기었기에 그 시간들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헤아려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다가올 하반기는 부디, 경기 결과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기를. 그 외 부수적인 문제들로 하여 이렇게까지 괴롭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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