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2월 26일, glamorous sky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2월 26일, glamorous sky

dancingufo 2006. 2. 27. 01:47
 
01.

C는 나와 참 다른 사람이다. 나는 C가 하는 대부분의 말을 조소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기해한다. 그런데도 내가 종종 C의 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나는 C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고 다정하지도 않지만 종종, 가만히 앉아서 C의 말을 떠올리는 것이다.   


02.

나카시마 미카가 glamorous sky를 부를 때, 문득 심장이 철렁한다. 나는 성급하게 머리 속에 떠오른 그 이미지를 잡아챈다. 5초쯤 주의를 기울이면 그 얼굴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얼굴은 C의 존재처럼, 이상하고 의문을 가지게 하는 상태로 내 머리 속에 살아있다. 그와 반대로 나는 그 얼굴에게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 때면, 이상한 굴욕감에 빠지게 된다. 내가 열 여섯이나 스물 한 살이었다면 분명히 이것을 사랑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03.

세상엔 가끔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동경하지도 않는다. 모가 난 꿈은 회복할 수 없게 비틀어져 얼만큼의 햇빛이 필요한지, 어느 정도의 양분이 필요한지 판단하지 못한다. 이렇게 시간이 갈 것이다. 이런 사실을 너무나 확실하게 알고 있지만 어떤 해결책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04.

소년은, 빨간 불 앞에서 차를 멈추고서 외쳤다. 일본 제일의 야마시타가 되겠어. 그런 마음이 부럽다고 생각하는 나 때문에 웃는다. 인간관계를 좀 더 좁혀야겠다. 축구도, 진도, 조금씩 덜 좋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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