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6월 21일, 곡선으로 가는 진심 본문
01.
대부분의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싫다고 생각했다. 허세를 부리거나, 힘으로 서열을 지으려고 하는 특성같은 것말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별로 값어치 없어보였다. 아주 좋아하거나 가깝게 지낸 남자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그랬다. 무관심하거나 비웃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많은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싫어진다. 다른 사람에 대해 수군대길 좋아하는 점이나, 무리 안에서 결속감을 가지려 하고 그 외의 구성원은 배척하려고 드는 태도같은 것. 삶이 버거우면 의지를 하려고 하는 점이나 결혼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고 믿는 어리석음도 싫다. 결국은 대부분의 여자들도 값어치가 없어보이기 시작했다. 살수록 독불장군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나는 내가 남자가 아닌 것을 긍정하는 편이지만, 내가 가진 여성성은 부정하고 싶어졌다.
02.
쇼코는 매우 매력적인 여자였다. 왜 그랬을까, 생각하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쇼코는 울고 싶으면 울고 화가 나면 화를 내지 않았던가. 나처럼 참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과장되게 굴지 않았던 것 같다. 쇼코는 진심으로 행동하고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별로 지적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웠다.
03.
사실 쇼코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여자가 한 명 있다. 꼭 그녀같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녀더러 쇼코를 연기하라고 할 순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쇼코 같으니까.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쇼코란 상상할 수 없으니까.
04.
나더러, 애늙은이처럼 굴지 말라고도 하고 타인의 이목을 생각하지도 말라고 한다. 머리를 굴리지도 말라고 하고 너무 우아하게 굴지 말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그런 사람으로 비치는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한들,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런 것이 내 기질이라면 받아들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05.
진심은 곡선을 따라간다. 돌아서 가고 있지만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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