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1월 16일, 아직까지는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1월 16일, 아직까지는

dancingufo 2006. 1. 17. 03:29

난 가끔, 한 번 울음이 터지면 도저히 울음을 그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난 지긋지긋해질 때까지, 눈이 새빨갛게 부어오를 때까지 울어버린다. 그런 나를 누군가 달래려고 들면 겨우 잦아든 울음이 또 다시 터져버리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달랠 수조차 없다. 겨우 눈물을 닦고 정신을 차리다가도 다시 울컥 하고 억울해져, 나 스스로도 어쩌면 눈물이 이렇게 쉴 새 없이 흐를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난 별로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다지 자주 우는 편도 아니지만, 어쨌든 확실히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하다.

그렇게 한 번 울고 나면 어찌나 진을 뺀 것인지 허기가 진다. 하지만 절대 입맛은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나는 허한 속을 하고, 퉁퉁 부은 눈을 하고 그냥 앉거나 누워서 생각을 한다. 어릴 때 난 울음이 터질 때면 이불을 뒤짚어쓰고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소리를 죽여가며 울었다. 누군가 나를 달래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내가 울 때는 늘 혼자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타인 앞에서 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니까 이렇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울음이 터지기란 실로 오랜만의 일인 것이다.

나름대로는 생일이었고, 뜻하지 않게 미역국을 세 차례나 얻어 먹었지만 아침부터 일진이 사나운 하루였다. 결국 신경은 한껏 예민해졌고, 원인이나 이유같은 것도 모른 채 싫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진심도 아닌 사과를 해야했고, 당장 밀어닥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원하지도 않는 웃음을 지어야했다. 그리고 고작 그런 일에 울음을 터트리는 나를 보면서,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을까 생각한다. 과연 얼마나, 더인 것일까. 아직은 괜찮은 정도인 것일까. 최소한,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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