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3월 31일, 잘할게 본문
01.
이 기분을 뭐라고 할까. 진심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원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너는, 이런 것, 이해해주려고 하지 않겠지만.
02.
프리지아, 를 선물받았어- 라고 말했지. 생각이 났어. 그 때 그 술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던 손에는 노란색 프리지아가 들려있었다는 것. 지하철 역으로 향하면서 내가 멀리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 이제는 고통스럽지 않아. 생생하던 고통은 희미해지고 줄어들고 약해졌지. 그래서 난 기억은 하면서 살기로 한 거야. 고통스럽지 않으니까, 그리워해도 돼. 울지 않을 거니까, 그리움 같은 것은 괜찮아.
03.
난 뛰어나다거나 잘 하고 있다는 말 같은 것을 듣고 싶진 않았어. 난, 다른 말을 원했지만 늘 원하는 말이 아닌 또다른 말을 들으며 살아야했지. 어쩔 수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 탓이야. 사랑도, 꿈도, 너무 쉽게 방치해버린 내 탓이야.
04.
좋아해, 김은중. 이제는 나, 너에게는 기꺼이 골을 먹어도 좋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쿨하게 만나자. 하루만 지나면, 스물 여덟살이 된 너를 드디어 보게 되는 거구나.
우리는 잘할게. 너도, 잘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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