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7월 3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7월 3일,

dancingufo 2009. 7. 4. 02:29

사람은 저마다의 즐거움으로 살아야 한다. 유흥을 즐기면서 살자는 뜻이 아니다. 때론 몸이 아프고 힘들고 그래서 고되더라도 살아있길 잘했다, 하는 단 맛 같은 것을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무의미한 하루하루가 모이면 무의미한 인생이 되고 만다.

잘 알면서도 아직도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용기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그보다도 이것이 혹시 도피가 아닐까 두려운 이유이다. 어쩌면 조금 더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안빈낙도의 삶인 양 착각할까봐 나는 내가 무섭다. 다른 사람을 속이는 건 쉬워도 나를 속이는 것은 어렵다. 그렇게 착각으로 살다가는 오래지 않아 나를 미워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하루, 를 생각으로 보내지만 그 다음 하루, 는 잊힘으로 보낸다. 신념을 지키면서 사는 이들이 훌륭한 것은 그들이 결코 잊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녁, 사무실 안에 앉아있다가 문득, 삼십년 전 그 밤, 불꺼진 학생 회관에 홀로 남아있었을 누군가가 생각났다. 이런 것을 떠올릴 때마다 자꾸만 울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내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나약하고 이기적이며 속물적인 인간이다. 나는 내가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울고 마음 아파하고 그래서 몇 마디 아는 체나 하는 것이 끝일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고민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어쩌자고 군자연하며 좋은 사람이라도 되는 양 하는 것일까.

밤은 깊고 눈앞은 흐릿한데 마음만 자꾸 칼칼하게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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